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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한' 바람잡나… 中옌청시 '투자유치단' 23일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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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시진핑 방한' 바람잡나… 中옌청시 '투자유치단' 23일 방한

입력
2020.08.15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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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ㆍSKㆍLG 등 대기업 연쇄 방문
코로나 사태 후 경제 교류 신호탄 의미
習 주석 연내 방한에 앞선 길닦기 해석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2017년 12월 중국 베이징을 찾아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2017년 12월 중국 베이징을 찾아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중국 장쑤성 옌청시의 공산당 서기를 비롯한 대표단이 23일 한국을 방문한다. 한국 대기업을 상대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지방정부 대표단의 첫 방한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먼저 경제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거둬 분위기를 잡으려는 사전 정지작업으로 풀이된다.

현대차ㆍSKㆍLG 등 대기업 방문에 '올인'

23~28일로 예정된 옌청시 대표단 16명의 방한은 이 지역 1인자인 다이위엔(戴源) 당 서기가 이끈다. 이번 방문은 옌청에 연간 89만대 생산규모의 기아차 공장을 운영하는 현대차그룹이 주선했다. 다이 서기 등은 방한 기간에 현대차 외에 SK와 LG 등도 방문해 총수들을 만나고 생산공장도 둘러볼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옌청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내년부터 10만대 탑재 분량의 전기차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지난달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실시간 화상으로 연결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그린 뉴딜 관련 발언을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지난달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실시간 화상으로 연결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그린 뉴딜 관련 발언을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옌청시 대표단은 이번 방한 기간에 한국 대기업들의 투자 유치에만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방한 일정에 정부 주요인사나 지방정부 단체장과의 면담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14일 "시 주석 방한이 가시권에 들어왔지만 아직 여러 모로 양국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면서 "경제분야에서부터 교류ㆍ협력의 물꼬를 확실히 트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한국 대기업들에 올인하는 일정을 짠 것 같다"고 말했다.

무르익는 시진핑 연내 방한 견인할까

내주로 예정된 양제츠(楊潔?)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은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양국 국민의 자유로운 왕래와 함께 기업 간에도 상대국에 대한 투자 및 생산의 제약이 해소돼야 한다. 이는 코로나19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 한중 양국이 공유하는 청사진이기도 하다.


이성호(왼쪽)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과 리청강 중국 상무부 부장조리가 지난 1일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경제공동위원회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칭다오=연합뉴스

이성호(왼쪽)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과 리청강 중국 상무부 부장조리가 지난 1일 산둥성 칭다오에서 열린 경제공동위원회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칭다오=연합뉴스


한중 양국은 지난 1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경제공동위원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이후 양측이 공히 타국과 진행한 첫 정부 간 대면회의였다. 양측은 시너지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협력모델 발굴에 의기투합했다. 옌청시 대표단의 이번 방한은 앞장서 물꼬를 트려는 적극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11월 상하이에서 열리는 국제수입박람회에 우리 기업의 폭넓은 참여도 요청하고 있다. 미국의 대선과 시 주석의 방한 시기와 맞물리는 행사다.

한국 기업 유치에 사활 거는 中 지방정부

중국 지방정부 간 실적 경쟁도 한몫을 했음직하다. 한 관계자는 옌청시가 SK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유치하던 지난해 상황에 대해 "장쑤성 도시들 간 경쟁이 마치 전쟁 같았다"고 했다. 지난 6월 러우친젠(婁勤儉) 장쑤성 당 서기는 삼성전자ㆍ현대차ㆍLG화학ㆍSK이노베이션 등 한국 대기업의 중국법인장 10여명을 초정해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공개적으로 성내 도시 간 무한경쟁을 독려한 것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정부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런 상황은 사실 우리에게 기회다. 장하성 주중대사는 지난 5월 간담회에서 "중국은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려 1,000조원을 지방정부에 내려보냈다"면서 "새로운 자금이 우리 기업들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지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교 소식통은 "경제를 필두로 한중 간에 여러 분야에서 접점을 넓히는 건 시 주석 방한을 위해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옌청은 중국 내 한국 기업 투자의 성지

인구 830만명인 옌청은 지급시로 분류된다. 22개 성과 4개 직할시 바로 아래 단계다. 통상 지급시 인구가 500만~800만인 것에 비춰 꽤 큰 도시에 속한다.


장하성 주중 대사. 베이징=연합뉴스

장하성 주중 대사. 베이징=연합뉴스


무엇보다 한국은 옌청에 있어 최대 규모 투자국가다. 옌청은 한중 산업단지 협력도시이기도 하다. 우리 교민 수만 명이 거주하면서 수백 개의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경제협력뿐만 아니라 지방정부 간 교류도 활발하다. 옌청시는 1996년 전북 남원시를 시작으로 충북 제천, 광주ㆍ대구ㆍ인천 등 국내 11개 도시와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옌청시는 코로나19가 폭증하던 지난 2월 중국 지방도시 중 유일하게 "한국인을 차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산둥성 웨이하이ㆍ칭다오, 지린성 옌지시 등이 사전통보 없이 한국인 입국자를 강제격리해 물의를 빚던 때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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