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반'이 재미부터 메시지까지 잡은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13일 MBC 수목 미니시리즈 '십시일반' 최종회가 방송됐다. 블랙 코미디 추리극이라는 신선한 장르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던 '십시일반'은 개성 만점 인물들의 위트 있는 캐릭터 플레이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 넘치는 전개로 호평을 받았다.
최종회에서는 각자가 맞은 결말을 통해 의미 있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시청률 조사 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십시일반’ 최종회는 3.6%(수도권 기준, 2부)를 기록하며 동 시간대 드라마 중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돈을 향한 사람들의 탐욕이 '십시일반'의 비극을 만들었다. 수백억대 재산을 가진 화가 인호(남문철)의 유언장을 보기 위해 저택 안 다섯 사람이 그에게 수면제를 한 알씩 먹이며 죽음을 초래했다.
그보다 앞서 화가의 외도와 아이를 유산한 아픔을 겪은 전부인 설영(김정영)과 화가의 대작 작가로 살아온 매니저 정욱(이윤희)이 받은 고통이 이 비극의 실마리였다.
다들 탐욕을 버리자 해피엔딩이 시작됐다. 유산을 두고 다투는 과정에서 다들 돈보다 중요한 가치를 찾았다.
빛나(김혜준)와 지혜(오나라)는 돈과도 바꿀 수 없는 모녀간의 사랑을 확인했고 해준(최규진)은 화가가 은폐했던 아버지 죽음의 진실을 알아내며 고통에서 해방됐다. 화가의 이부동생 독고철(한수현)만이 계속해서 돈을 좇았다.
그렇게 독고철은 화가의 작품을 훔쳐 추모 전시회를 개최했다. 그래도 화가의 호적에 올라가 있는 빛나와 해준이 500억의 재산을 나눠가질 수는 있었다.
그러나 둘은 화가가 남긴 돈을 가지는 것보다 그의 추악한 진실을 밝히는 것을 선택했다. 빛나와 해준 그리고 지혜와 설영은 물론 독고철의 딸 독고선(김시은)과 가사도우미 박여사(남미정)까지 합세해 추모 전시회에서 화가는 정욱의 재능을 이용한 사기꾼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후 화가의 유산은 화가의 생전 그의 작품을 구매했던 모든 사람에게 손해 배상을 해주는 데 사용됐다.
설영은 자수했고 이들에게 남은 것은 오직 집 한 채뿐이었다. 감옥에 들어간 설영부터 편의점 알바를 시작한 지혜, 절에 들어간 박 여사 등 큰돈과는 상관없는 이들의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돈이 아닌 짐을 벗어 던진 듯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이 저택에 모이며 시작된 '십시일반'의 이야기는 사람들이 저택을 떠나며 마무리됐다. 개개인의 욕망이 모여든 '십시일반'의 저택은 현 사회의 축소판과도 같았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과 이합집산하는 것도, 개인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행동과 맞물려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도 현실과 닮아있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저택의 이야기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매회 발생하는 충격적인 사건은 여름밤 더위를 날리는 스릴을 선사하며 시청자들도 함께 추리에 빠져들게 했다.
또한 8부작 편성으로 군더더기 없이 휘몰아치는 전개가 이러한 재미에 시너지를 불어넣었다. 여기에는 디테일하고 감각적인 진창규 감독의 연출이 한몫을 더 했다.
이와 함께 캐릭터를 살아 숨 쉬게 한 배우들의 명품 연기도 주목받았다. 안방극장 첫 주인공에 도전하는 김혜준부터 언제나 개성 있는 연기로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는 오나라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김정영 남문철 이윤희 남미정 한수현 최규진, 김시은의 싱크로율 100%의 연기가 드라마를 더욱 완벽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8부작 '십시일반'은 짧고 굵게 끝났다. 그러나 ‘십시일반’이 선사했던 신선하고 독특했던 즐거움은 긴 여운을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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