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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홍콩보안법 사태 이후 한국을 첫 방문국으로 택한 이유는

입력
2020.08.14 01: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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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주석 연내 방한 가시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수도 베이징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5차 연례회의의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베이징=연합뉴스 (신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수도 베이징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5차 연례회의의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베이징=연합뉴스 (신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연내 한국 방문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楊潔?)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이 시 주석 방한 일정과 의제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주 서울을 찾을 것이 확실시되면서다.

한국일보가 13일 양 정치국원의 내주 서울 방문 일정을 보도한 데 대해 외교부는 "확인할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단, 정부 핵심 소식통들은 "양 정치국원의 방한 기간 시 주석의 방한 일정이 구체화할 것"이라며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을 기정사실화했다. 외교부가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외교 행사의 일정과 의제가 최종 확정될 때까지는 말을 아끼는 관례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올해 봄으로 점쳐졌던 시 주석의 방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예된 상태였다. 문재인 대통령으로선 시 주석이라는 '초특급 게스트'를 서울로 불러들여 한반도 평화 구상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재차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주요국과의 정상 외교나 국내에서 열리는 대형 외교 이벤트는 대통령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게 보통이다.


中, 한국을 '약한 고리' 로 인식한 듯

시 주석 방한 가능성에도 정부는 밝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밀착하는 모양새가 되레 한국의 외교적 운신 폭을 스스로 좁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올해 11월에 열리는 미국 대선에 가까워질수록 중국 문제는 미국 내 최대 이슈로 떠오를 텐데, 중국과 밀착 것처럼 보이는 한국의 태도는 미국 정부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구설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6월 홍콩보안법 통과 이후 첫 해외 방문국으로 시 주석이 한국을 택한 것도 정부로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홍콩 사태로 국제사회의 강한 견제를 받는 중국으로선 우군이 필요했다"며 "중국은 결국 한국을 '약한 고리'로 생각하고 있다는 게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남북 긴장 완화엔 '작은 기회'

시 주석 방한은 경색된 남북 관계에는 도움이 될 전망이다. 북한의 대남 정책에 상당한 발언권을 행사하는 시 주석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것만으로도 남북 간 긴장감이 누그러지는 물꼬가 될 수 있다. 시 주석은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만큼, 이번 방한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관심과 지지를 재차 강조할 전망이다.

단, 시 주석 방한이 북한의 대남 정책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오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강준영 센터장은 "일단 미국 대선 판세를 보겠다는 북한 의중이 워낙 분명한 상황"이라면서 "북한의 눈은 서울을 방문한 시 주석보다는 미국 워싱턴을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한령, 사실상 해제 수순

정부는 이번 시 주석의 방한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限韓令)도 해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한국의 사드 배치 시도를 무력화하려고 했던 시 주석이 한국을 찾는다는 것은 결국 사드를 비공식적으로 인정하겠다는 뜻"이라며 "중국의 한국산 문화 콘텐츠 제한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쪼그라든 양국 간 인적 교류를 다시 확대하는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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