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으로 우발적 폭행... 상습폭행 인정 안돼"
경찰청, 9~10월 공공장소 '묻지마' 폭행 특별단속
지난 5월 말 서울역 앞에서 30대 여성을 폭행하고 달아난 '묻지마 폭행' 사건의 피의자가 재판에 넘겨졌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한윤경)는 지난달 30일 이모(32)씨를 상해 및 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씨는 5월 26일 공항철도 서울역 1층에서 처음 보는 30대 여성에게 욕설을 하며 얼굴 왼쪽 광대뼈를 주먹으로 때린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씨의 무차별 폭행을 두고 '여성혐오범죄에 가깝다'면서 여론의 공분이 일기도 했다. 그가 서울역 주변에서 길거리 행인 4명을 밀치거나 때리는 등 또 다른 폭행을 저지른 여죄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앞서 서울철도경찰대는 지난 6월 초 서울 동작구 자택에서 이씨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체포 과정을 문제 삼아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경찰이 이씨의 이름ㆍ주거지ㆍ연락처를 파악하고 있었고, 주거지에서 잠을 자고 있어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상황이 아니었다"면서 긴급체포 과정이 위법하다고 봤다. 철도경찰은 이후 같은 달 중순 구속영장을 재신청했으나 또 다시 기각됐다. 법원은 "여성 혐오에 기인한 무차별적 범죄라기보다 평소 앓고 있던 조현병 등에 따른 우발적, 돌출적 행위로 보인다”고 2차 영장도 기각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서울역 폭행 이전인 올 2월에도 서울 동작구의 한 횡단보도 앞에서 여성에게 욕설을 하며 침을 뱉는 등 자택 근처에서 6명에게 폭행을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동작경찰서는 그에 대해 상습폭행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이창수)는 이씨가 상습적으로 폭행을 저지르는 습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이달 5일 이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경찰청은 최근 잇따르고 있는 '묻지마 폭행' 사건과 관련, 다음달 1일부터 10월 말까지 공공장소에서 발생한 폭력 행위에 대해 특별단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자정쯤에도 30대 남성 A씨가 서울 강남구 논현역 인근 대로변을 지나던 여성을 주먹으로 때리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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