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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ㆍ10대책 한 달… 매물 종적 감추고 ‘증여’ 열풍 거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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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ㆍ10대책 한 달… 매물 종적 감추고 ‘증여’ 열풍 거셌다

입력
2020.08.13 04: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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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와 주택모습. 뉴스1

지난달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와 주택모습. 뉴스1

“처분할 사람은 상반기에 많이 했고, 증여는 지난 주까지 1차 종료됐다. 남은 다주택자들은 일단 연말까지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시중은행 PB)

“6월 실거래가보다 지금 시세가 2억원 정도 올랐는데, 매도 물건이 없는 걸 아니까 집주인들은 어떻게든 더 올려 받으려고 한다.”(서울 송파구 잠실엘스 인근 공인중개사)

두 달여 사이 세 번의 굵직한 부동산 대책이 쏟아지면서 주택 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세부담이 커진 다주택자의 관망심리가 짙어진 데다, '8ㆍ4 공급대책' 영향으로 수요까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차라리 가족에게 집을 물려주겠다는 ‘증여’ 열풍만 거세게 일고 있다.

'절세 공백기' 접어든 시장

12일 부동산정보업체 ‘아파트 실거래가(아실)’가 서울 25개 자치구별로 아파트 매물을 집계한 결과, '7ㆍ10 부동산 대책' 발표 전에 비해 매물이 증가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송파구(-32.8%)가 6,332건에서 4,257건으로 가장 크게 줄었고 서대문구(-31.8%) 은평구(-27.5%) 등이 뒤를 이었다. 그나마 덜 감소한 곳은 서울 중구(-6.2%), 서초구(-7.1%) 양천구(-15.1%) 정도였다.

단지별로 보면, 송파구 문정래미안의 경우 7월10일 아파트 매물이 102건이었는데 이날기준 30건으로 줄었고, 강남구 은마아파트는 234건에서 14건까지 가파르게 감소했다.

거래 자체도 크게 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집계된 8월 아파트 매매 건수(1~12일)는 256건으로 작년 8월 한달(6,606건) 통계에 크게 못 미친다. 7월(8,605건)까지만 해도 거래량은 양호한 수준이었지만 거래 후 신고까지의 시차(30일)를 감안하면 6ㆍ17과 7ㆍ10 대책의 영향이 본격 반영되면서 거래가 급감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현상은 다주택자들이 ‘절세 공백기’에 들어섰다는 분석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부는 6월 말까지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팔 경우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 중과 등을 면제해줬다. 이로 인해 서울과 경기권에서 ‘절세 매물’이 상당수 나왔고, 그 결과 6월의 서울 아파트 거래(1만5,598건)가 '역대급'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7ㆍ10 대책으로 다주택자에게 또 한번 '퇴로'를 열어준 상태다. 각종 세금 증가조치를 내년 6월 1일 양도분부터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급매나 증여는 어느 정도 했다고 보면 될 거 같고, 이제부터 연말까지는 관망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여만 폭증... "집값 안정, 수요에 달렸다"

눈에 띄는 것은 증여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증여 취득세율이 공시가 3억원 이상 3.5%에서 이달 11일부터 최고세율(12%)로 상향됐기 때문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집합건물(아파트 등) 증여신청 건수(1만6,851건)는 6월(5,391건)보다 세 배 이상 급증했다. 서울 강남구에서만 909건이 이뤄졌고 서초구(629건)와 송파구(675건)에서도 증여 바람이 거셌다. 박정국 KEB하나은행 상속증여센터 세무자문위원은 “세부담이 늘었지만 입지가 괜찮은 곳은 어떻게든 안고 가려는 분위기"라며 "가격이 내려가길 기다리는 증여 대기수요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집값 추이는 결국 뜨거웠던 구매 수요가 얼마나 대기 수요로 전환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연말까지는 기존 주택이 추가 매물로 나오기 어려워진 만큼 구매 심리가 얼마나 강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주택공급을 늘리기로 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른바 '패닉 바잉'이 잦아드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청약시장 경쟁률이 여전히 뜨거운 것을 볼 때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유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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