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을 만든 대형 홈런도 경기 흐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를 더욱 빛나게 한 건 결승 득점이 된 몸을 내던진 명품 슬라이딩이었다. 한화 외국인 선수 브랜든 반즈( 34)의 플레이가 그랬다.
반즈는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키움전에 5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 홈런 포함 4타수 1안타 2득점 1타점 사사구2개로 활약하며 팀의 연장 12회 7-5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반즈는 0-1로 뒤진 2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키움 선발 최원태의 5구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홈런(2호)을 터뜨렸다. 지난달 26일 이후 16일 만의 짜릿한 손맛이었다. 타구 속도 165.0㎞ 발사각 40.4도의 대형 홈런. 특히 타구를 날린 뒤 1루로 걸어 나가며 무심한 듯 배트를 툭 던진 모습도 주목을 받았다. 한국 야구의 배트 플립(방망이 던지기)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반즈의 진가는 5-5로 맞선 연장 12회에 나왔다. 선두타자로 나선 반즈는 바뀐 투수 김동혁의 몸쪽 변화구를 전혀 피하지 않고 맞으며 1루로 나갔다. 이후 오선진의 희생번트 때 2루까지 진출한 반즈는 이날 데뷔 첫 결승타를 친 임종찬의 안타 때 3루를 돌아 홈으로 파고들었다.
키움 외야 수비진도 만만치 않았다. 키움 우익수는 올 시즌 보살 7개로 이 부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정후였다. 이정후는 안타가 된 타구를 잡은 뒤 홈을 향해 정확한 송곳 송구를 뿌렸다. 누가 봐도 타이밍상 아웃이었기에 한화팬들의 입에선 ‘아~’라는 아쉬움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곧 ‘캬~’하는 감탄으로 바뀌었다. 반즈는 포수의 태그를 피하기 위해 3루→홈까지 최단 거리를 포기했다. 이어 홈플레이트 뒤쪽으로 슬라이딩하며 왼손으로 플레이트를 훑고 지나갔다. 이날 혈전을 마무리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명장면이었다. 한화는 이어 최재훈의 적시타로 7-5로 달아났고 12회말 키움의 공격을 틀어막고 길었던 12회 연장전과 팀의 6연패를 동시에 끊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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