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앞두고 과거 친박근혜계 의원들이 '국민 통합'을 강조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다만 여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 재판이 마무리 되지 않은 만큼 "아직 논의할 상황이 아니다"라는 기류다.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관용의 리더십은 광화문 광장을 ‘분열의 상징’에서 ‘통합의 상징’으로 승화시키는 것이고, 그 첩경은 박 전 대통령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것을 해결할 분은 문 대통령밖에 없다"며 박 전 대통령 사면 논의를 수면 위로 띄웠다. 윤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특별보좌관을 지내는 등 과거 핵심 친박계로 꼽혔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은) 이미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긴 40개월째 수감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이 감당한 형틀은 정치적, 인도적으로 지극히 무거웠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강조한 관용이야말로 국민을 반으로 갈라놓은 광화문광장을 하나로 합치게 하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박대출 미래통합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 인사회에서 '역지사지'를 말씀하셨는데, (지금이) 역지사지의 정신이 필요한 때"라며 "박 전 대통령 사면은 국민들에게 화해와 통합의 메시지를 주고, 문 대통령과 함께 국난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로 채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에서 박 전 대통령 사면 주장이 터져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11주기 추도식을 하루 앞둔 지난 5월 22일 페이스북에 “대통령마다 예외 없이 불행해지는 ‘대통령의 비극’이 이제는 끝나야 하지 않겠느냐”며 전직 대통령 사면 필요성을 언급했다. 야권이 거듭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사면 카드를 꺼내드는 배경에는 탄핵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전통 지지층을 다독이는 동시에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여권에 '반(反) 국민 통합'이라는 굴레를 덧씌울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박 전 대통령 사면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박 전 대통령 관련 이야기가 청와대 내부에서 검토되거나 거론된 적은 없었고,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라 그런 논의를 하기도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다른 관계자도 "최근 문 대통령 지지율이 내림세이긴 하지만, 정치인 특별사면을 국면 전환용으로 이용하는 건 문 대통령 스타일이 아니다"고 언급했다. 통합당 지도부 인사도 "청와대가 갑자기 화해 모드로 전환해 박 전 대통령을 풀어줄 것 같지 않다"며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