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에 4번째 공장 2022년 완공?
"위탁개발ㆍ위탁생산 초격차 경쟁력"
상반기 수주만 1조8,000억 규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4공장 건립을 확정 지으면서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 중 최대 규모의 생산 허브를 구축하게 됐다. 기존 바이오 시장에선 제약사가 직접 신약을 개발하고 자체 생산하던 구조였지만, 최근 CMO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는 추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CMO 수요는 더욱 팽창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추가 생산라인으로 생산 규모를 대거 확장해 급성장하는 바이오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포부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1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천 송도에 4번째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며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과 위탁개발(CDO)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1조7,400억원을 투자해 들어서는 4공장 생산량 규모는 25만6,000ℓ다. 준공 예상 시점인 2022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1공장(3만ℓ)과 2공장(15만4,000ℓ), 3공장(18만ℓ)까지 총 62만ℓ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독일 베링거인겔하임(2019년 기준 생산량 30만ℓ), 스위스 론자(28만ℓ) 등 상위 주요 CMO 업체를 크게 앞서는 수준으로, 전체 CMO 시장에서 차지하는 생산량 점유율이 30%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다른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의 현재 생산량은 19만ℓ이며, 생산량 20만ℓ의 추가 공장을 2023년에 착공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량뿐 아니라 생산시설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4공장에 세포주(생체 밖에서 대량 증식시켜 의약품 제조에 이용하는 세포) 개발부터 생산 공정 개발, 임상시험용 물질 생산, 상업 생산까지 모두 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대량생산을 위한 설계 단계까지 포함하는 CDO와 실제 완제품을 생산하는 CMO까지 한 공장에서 원스톱으로 가능하게 만든다는 뜻이다. 개발과 생산, 공급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어 글로벌 바이오 고객사들의 주문을 대거 확보할 수 있다는 청사진이다.
4공장이 건립되면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확보한 27만여㎡의 인천 송도 부지 대부분이 차게 된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3만여㎡ 부지를 추가 매입해 제2바이오캠퍼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4공장 건설에 추가 용지 확보까지 고려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후 지난 9년간 집행한 투자금(2조1,000억원)만큼 쏟아붓는 셈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보유 현금이 1조원에 육박하고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어 자금 조달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 사장은 "4공장 건립으로 생산기지를 규모, 생산, 품질 등에서 모두 앞서는 '슈퍼 플랜트'로 키우겠다"며 "바이오벤처 육성 공간, 연구개발(R&D) 시설 등도 구축해 인천 송도를 바이오 생태계로 적극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반기 수주액 규모는 총 1조8,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매출의 2.5배 수준이다. 코로나19 치료제를 비롯한 CMO 수요에 선제 대응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4월 미국 바이오기업 '비르 바이오테크놀로지'와 맺은 3억6,000만달러(약 4,4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비롯해 최근 수주한 CMO 건들 중 일부는 코로나19 치료제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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