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하루 수천 명이 오가는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해당 상가를 다녀간 사람들에게 확진 검사를 받아달라고 요청했지만 방문객의 ‘선의’에 기대야 하는데다, 이들을 특정할 수도 없어 N차 감염의 장본인인 ‘깜깜이 환자’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중구 남대문시장의 여성의류 전문상가인 ‘케네디 상가’에서 전날까지 8명이 확진자가 나왔다. 이곳 1층에서 의류판매업을 하는 경기 고양시 소재 반석교회 교인 1명이 지난 6일 최초 확진된 뒤 같은 층에서 일하는 상인 7명이 연달아 감염됐다. 반석교회에선 이달 5일부터 지금까지 2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시 감염병관리과 관계자는 “최초 확진자와 접촉한 상인 20명에 대해 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으로 나온 7명을 제외한 13명은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며 “해당 상가는 폐쇄 후 긴급방역을 실시했고 즉각대응반이 출동해 접촉자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도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8일까지 해당 상가 방문자는 진단검사를 받아 달라’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발송, 추가 접촉자 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현금 결제가 많은 시장 특성상 카드사용 내역을 들여다보는 방역당국의 접촉자 구분 방식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남대문시장은 유동인구가 많아 해당 상가를 들른 이들을 구체적으로 특정 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방역망에 잡히지 않고, 감염 원인도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가 지역사회에 활동하면서 새로운 집단감염을 불러올 수 있다는 뜻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다수의 확진자가 나온 이태원 클럽만큼까진 아니지만 남대문시장 역시 인구밀집도가 높기 때문에 깜깜이 환자를 매개로 한 집단감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환자의 20~30%가 발열ㆍ기침 등 대표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전염력을 갖는 것도 이 같은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실제 소규모 집단감염 계속 되면서 최근 2주(지난달 26일~이달 8일) 깜깜이 환자 비율(8.5%)은 직전 2주(6.4%)보다 2%포인트 넘게 올랐다.
김 교수는 이어 “교회 등 실내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기존과 달리 최근엔 캠프장ㆍ골프장에서도 확진자가 속속 나와 야외라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집단감염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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