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에 재생에너지만 쓰는 산단 조성

'당진형 RE100 산업단지' 2023년 준공
그린데이터센터ㆍ에너지전환지원센터도 유치

김홍장 충남 당진시장(가운데)이 10일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RE100 산업단지 조성 방침을 밝히고 있다. 당진시 제공

충남 당진시가 국내 기초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RE100 산업단지'를 송산면 가곡리 시유지에 조성한다.

김홍장 시장은 10일 당진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진형 RE100 산업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RE100 산업단지는 태양광과 풍력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형태의 산업단지다.

현재 구글, 애플 등 해외 기업들은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RE100 글로벌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RE 100 산단 조감도.

시는 석문국가산업단지와 송산2산업단지, 합덕인더스파크 등 주요 산업단지 분양이 3년 내에 완료 될 것으로 보고 신규 산업단지로 RE100 산업단지 조성을 준비해 왔다.

당진형 RE100 산업단지는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시유지에 45만8,900㎡ 규모로 조성한다.

이곳에는 입주기업뿐만 아니라 그린데이터센터, 에너지전환지원센터, 한국건설생활환경 시험연구원을 함께 유치할 계획이다.

또한 전기ㆍ수소 충전소와 신재생에너지 전력공급 인프라도 갖춰 신성장 산업과 연구시설, 공급인프라를 융합한 복합공간으로 구성,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이 공존하는 산업단지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그린데이터센터는 전기를 다량 소비하는 기존의 데이터 센터와 달리 ICT 기술을 적용해 재생에너지를 저비용, 고효율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친환경 센터로 조성할 계획이다. 에너지전환지원센터는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지원과 연구개발이 함께 이뤄지는 융복합 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신재생에너지 전력공급 인프라는 태양광 1.75MW, 바이오매스 10MW 등 총 69.25MW 규모로 조성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에서 생산한 전기를 RE100 산업단지로 직접 공급하기 위해서는 법령 개정 등 제도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행 전기사업법은 전기 생산자(발전업체)가 생산한 전기의 판매를 겸할 수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러한 문제는 이르면 올해 말 1,000㎾를 초과하는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가 사용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면 해소될 전망이다.

RE 100 산단 위치도

시는 규제개혁의 하나로 발전사업자의 경제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고 지역 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전력거래제도 도입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할 방침이다.

김 시장은 "전력자립도가 416%임에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0.3%에 불과해 그린뉴딜이 가장 시급하고 필요한 지역"이라며 "RE100 산업단지 조성을 시작으로 당진형 그린뉴딜을 통해 탈석탄과 에너지 전환 그리고 기후 위기의 선도적 대응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당진시는 지난달 23일 국내 최초로 정부에 요청, 석탄 화력발전소를 친환경에너지로 전환한 태양광발전소 당진에코파워를 준공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한국판 뉴딜에 대응해 RE100 산업단지를 포함한 당진형 뉴딜정책을 수립 중이며 이달 중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