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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시험도 공공서비스인데...서부면허시험장 부지 개발에 뿔난 서북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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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시험도 공공서비스인데...서부면허시험장 부지 개발에 뿔난 서북청년들

입력
2020.08.09 17:1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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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서울시가 '8ㆍ4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주택 개발 지역으로 포함한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 지난 8일 면허증 갱신과 필기시험을 보러 시험장을 찾은 시민이 잇따랐다. 양승준 기자

정부와 서울시가 '8ㆍ4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 주택 개발 지역으로 포함한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 지난 8일 면허증 갱신과 필기시험을 보러 시험장을 찾은 시민이 잇따랐다. 양승준 기자


정부와 서울시가 '8ㆍ4 주택공급 확대 방안'으로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약 7만㎡) 부지를 활용한 공공주택 건립 계획을 내놓자 서북권 운전면허 시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부면허시험장이 문을 닫으면 마포구ㆍ서대문구ㆍ은평구에 사는 예비운전자들은 대중교통으로 왕복 3시간이 걸리는 강 건너 강서면허시험장이나 강남면허시험장으로 가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취득하려는 게 운전면허이고, 그런 점에서관련 시험 및 면허증 관리 등은 공공서비스의 성격을 띤다. 그런데 정부와 지차제가 대민서비스 시설 관련 부지를 주택 개발 지역으로 정해 부동산 정책에만 골몰한 나머지 공공서비스를 외면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8일 오후 서부면허시험장. '8ㆍ4 대책'이 발표되고 시험장을 찾은 서북권 20~30대 청년들은 시험장 운영 중단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필기시험을 보러 은평구에서 왔다는 한모(32)씨는 "필기시험은 꼭 시험장에서 봐야 하는 데 만약 이 시험장이 없어진다면 정말 불편해질 것 같다"며 "면허 수요는 꾸준히 계속될 텐테 시험장이 없어지면 이 지역에 사는 미래세대도 불편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면허증 재발급을 위해 남편과 함께 이 곳을 찾은 김모(39)씨는 "면허 시험 뿐 아니라 면허증 갱신과 재발급을 하려면 반드시 이곳을 와야 한다"며 "면허시험증은 동사무소 못지않게 지역에 있어야 할 공공편의 시설인데 집만 더 지으면 된다는 식의 접근이 너무 성급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서북권엔 유일하게 실기시험을 볼 수 있었던 성산자동차운전전문학원마저 지난해 문을 닫아 서부면허시험장이 사라지면 이 지역 일대는 운전 면허 시험 사각지대가 된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부운전면허시험장 이용자는 ㎡당 이용자가 2.5명으로 타 시험장(강남 3.8명/㎡ㆍ강서 3.5명/㎡ㆍ도봉 2.9명/㎡)보다 이용자가 적고 시설이 노후화돼 개발 지역으로 검토됐다. 정부와 시는 이 일대를 개발해 3,500호의 공공주택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11개 사업 부지 중 시내 최대 규모다.

그러나 서부면허시험장이 없어지면 인근 강서면허시험장 등으로 수험생 등이 몰려 혼잡이 예상된다. 서울에서 운전면허시험을 볼 수 있는 공공시험장은 서부면허시험장을 포함해 네 곳에 불과하다. 시와 마포구 등에 따르면 서부면허시험장의 잔류 혹은 운영 중단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도로교통공단에서 시험장 부지를 줄여 운영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해 시험장 부지를 축소해 운영하며 개발하는 방안과 이전 방안 등을 놓고 관계기관이 팀을 꾸려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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