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비서실장ㆍ수석 5명 전원 사의 표명
"총선 압승 후 민심 이반 위기감 속 국정 쇄신 명분"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이 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격적으로 사의를 밝혔다. 최근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뜻에서다. 문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통해 집권 후반기를 끌고 갈 ‘문재인 정부 3기 청와대’로의 조기 전환은 불가피해 보인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노 비서실장과 비서실장실 산하 수석 5명이 “일괄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사의를 밝힌 수석은 강기정 정무수석ㆍ김조원 민정수석ㆍ윤도한 국민소통수석ㆍ김외숙 인사수석ㆍ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이다. 노 실장은 2019년 1월 임명됐고, 다른 수석들도 같은 해 1~6월 사이에 수석이 됐다.
"노영민, '최근 상황 종합적 책임을 지겠다' 사의"
노 실장 등이 일괄 사의를 표명한 배경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최근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뜻에서 사표를 낸 것”이라고만 했다. ‘부동산 대책 등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노 실장이 종합적으로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비서실장을 포함한 고위 참모 일괄 사표 제출이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인 점을 감안하면 4ㆍ15 총선 압승 이후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발 악재가 이어지면서 민심이 급속도로 이반하는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책성’ 또는 ‘국면 전환용’ 인사를 극도로 꺼려하는 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감안해 노 실장 등이 일괄 사의 표명으로 청와대 쇄신의 명분을 만들어주려 하지 않았겠냐는 게 여권의 대체적 해석이다.
노 실장을 중심으로 한 2기 청와대가 지난 20개월 동안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온 만큼 이제 남은 20개월여를 담당할 3기 청와대에 자연스럽게 바통을 넘겨줄 때가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2기 청와대가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잇단 위기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온 성과가 적지 않지만 국민과의 소통ㆍ공감 측면에서는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았던 만큼 약점을 보완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특히 총선 이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논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 청와대 고위 참모 다주택 보유 해소 논란 등과 관련해 민심과 어긋나는 행보를 보인 것이 한계로 지적된다.
靑 개편 위한 인사 검증 진행 중... 정책실 개편은 최소화할 듯
문 대통령이 노 실장 등의 사의 표명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사표 수리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사의 수용 여부 등은) 대통령께서 결정할 것”이라며 “시기 또한 대통령께서 판단할 내용”이라고만 했다.
다만 후임 인선을 위한 인사 검증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대통령비서실 전면 개편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책실은 김상조 정책실장이 자리를 맡은 지 13개월여밖에 안 됐고, 한국판 뉴딜 추진 등 현안이 산적해 있어 변화를 최소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국가안보실도 최근 서훈 안보실장 체제로 재편됐다. 이번 집단 사의 표명에 국가안보실 조직과 정책실장 및 산하 수석들은 동참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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