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대행, 저녁식사 후 '비상근무' 지침에도 퇴근
퇴근 당시 역대급 '양동이 폭우'로 전역 물 난리
시청 주변 "안전책임자로서 문제많다"는 지적
부산시, "연락닿으면 청내 아니라도 정위치" 해명
지난달 23일 부산에 시간당 80㎜가 넘는 폭우가 내린 상황에서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행안부의 '정위치 비상 근무' 지침을 어기고 시청을 비우고 관사로 퇴근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을 빚고 있다.
변 대행의 퇴근 시점에는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상황이었으며, 결국 1시간여 지난 이날 오후 10시 20분께는 초량 지하차도에서 시민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부산 전역이 엄청난 수해를 입었다.
변 권한대행은 당시 외부인과 시청 근처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시청에서 차량으로 20분 걸리는 관사로 퇴근했다. 변 대행은 관사에서 이날 오후 8시 51분 시민안전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철저히 대비하라"고 지시하는 등 관사에서 '근무'했다는 입장이다.
당일 부산에는 오전 9시 30분 호우예비특보가, 오후 2시에는 호우주의보가, 오후 8시에는 호우경보가 각각 발효돼 변 대행은 '양동이 폭우'가 퍼부어 부산 도로 곳곳이 침수되는 상황에서 퇴근한 셈이다.
행안부는 지난달 21일 각 지자체에 공문을 내려 "21~24일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지역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라. 각 단체장은 자연재해 대처요령에 따라 정위치 비상 근무하라"고 지시했다. 지침에는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지역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고 중점 사항으로 '지하차도 펌프 시설 점검, 정비 및 통제 등 안전조치'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정위치 근무가 반드시 시청에서 근무하라는 의미는 아니므로 변 대행이 전화로 지시를 내려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시청 내에 있지 않아도, 연락이 닿는 상황이면 정위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부산의 기상상황은 전례가 없는 폭우가 내려 대형 피해가 우려됐던 만큼 변 대행이 외부인과 저녁식사를 하고 퇴근한 것에 대해서는 안전 책임자로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높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시 부산전역이 물날리가 난 비상사태에도 저녁약속을 강행하고 관사로 퇴근한 것은 본인이 권한대행이라는 걸 망각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지하차도 참사 관련 정의당과 유족 측이 변 대행 등을 고소ㆍ고발한 사건을 검찰로부터 넘겨받아 본격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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