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단호히 반대" 거센 반발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조만간 대만을 찾는다. 1979년 단교 이후 미 행정부 최고위급 인사의 대만 방문이다.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들어 대중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의도가 읽힌다.
에이자 장관은 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금명간 대만을 방문해 글로벌 보건 리더십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전하고, 자유민주주의 사회가 건강 보호와 증진에 있어 최고의 모델이라는 공통된 믿음을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는 물론, 이전부터 글로벌 보건 협력과 투명성의 모범이었다"고 치켜세웠다.
미 각료가 대만을 찾는 건 2014년 지나 매카시 환경보호청장 이후 6년 만이다. 에이자 장관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전문가 등도 방문길에 대동해 대만 측과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대만 외교부도 이날 "에이자 장관 방문은 미국의 대만에 대한 굳건한 지지와 친밀한 양국 관계를 보여준다"고 환영했다.
그러나 보건협력은 명분일뿐, 중국을 겨냥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공세라는 분석이 많다. 장관급 인사 교류는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면서 받아들인 하나의 중국 원칙에 명백히 반하는 처사다. 심지어 에이자 장관은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면담까지 예정돼 있다. 차이 총통은 올해 5월 집권 2기 취임 일성으로 "'일국양제(一國兩制ㆍ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그의 대만행은 국제사회에 코로나19 발원지로 꼽히는 중국과 '방역 모범국' 대만을 보다 극명하게 대비시키는 메시지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재참여 문제를 둘러싼 미중 대립이 다시 격화할 수 있다. 대만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회원국이 아닌 옵서버로 WHO 총회에 참석해오다 2016년부터는 이마저도 금지됐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을 계기로 재참여를 모색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의 반대가 거센 상황이다.
당연히 중국은 격하게 반발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 보건장관의 대만 방문에 대해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며 "중국은 양측간 어떤 공식 활동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왕 대변인은 대만이 중미 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라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과의 모든 공식 왕래를 중단하라고 미국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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