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통3사 5G 품질 개통 1년여 만에 첫 평가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 LTE 비해 4.1배 향상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개통된 이래 끊임없는 품질 논란에 휩싸였던 국내 이동통신 3사의 5세대(5G) 서비스에 대해 정부가 첫 품질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평가 결과 SK텔레콤의 내려받기(다운로드) 속도가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보다 빨랐다. 정부는 국내 5G 서비스가 기존 4G 대비 통신 속도를 4배 이상 향상했다고 평가했지만, 장소에 대한 편차가 큰 데다가 '5G 사각지대'인 소도시를 평가 대상에서 제외해 품질 실태가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려받기 속도 SK텔레콤 1위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내놓은 2020년도 상반기 5G 통신서비스 품질평가에 따르면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656.56메가비피에스(Mbps)로 지난해 4G 서비스인 롱텀에볼루션(LTE) 당시 나왔던 158.53Mbps 보다 4.1배 빨라졌다. 각 통신사별 속도에선 SK텔레콤 788.97Mbps, KT 652.10Mbps, LG유플러스 528.60Mbps 순이었다. 5기가바이트(GB) 초고화질(UHD) 영화 1편을 내려 받는데 걸리는 시간으로 계산할 경우 SK텔레콤 52초, KT 1분3초, LG유플러스 1분17초 수준이다.
가용영역(커버리지)에선 LG유플러스가 가장 넓었지만 5G의 원활한 접속 비율은 SK텔레콤이 앞섰다. SK텔레콤이 좀 더 촘촘하게 기지국을 설치했다는 의미다.
통신사별 커버리지는 서울시애선 △KT(433.96㎢) △SK텔레콤(425.85㎢) △LG유플러스(416.78㎢) 등으로 3사 간 차이가 크지 않았고, 6대 광역시는 △LG유플러스(993.87㎢) △KT(912.66㎢) △SK텔레콤(888.47㎢) 순이었다.
반면 해당 시설에서 5G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전파 신호세기(-105dBm 이상)의 비율(5G 가용률)은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SK텔레콤 79.14%, KT 64.56%, LG유플러스 60.08% 순이었다. 지하철은 SK텔레콤 79.87%, KT 79.08%, LG유플러스 70.04%였다. 주요 고속도로에서는 SK텔레콤 86.49%, KT 78.33% LG유플러스 69.82%로 조사됐다.
5G 이용 중 LTE로 전환된 비율은 다운로드 시 평균 6.19%, 업로드 시 평균 6.19%였다. 통신사별로는 다운로드 시 기준 △KT 4.55% △SK텔레콤 4.87% △LG유플러스는 9.14%로 분석됐다. 지연시간은 △SK텔레콤(28.79ms) △LG유플러스(29.67ms) △KT(31.57ms) 순으로 짧았다.
지방은 빠지고 지역별 편차도 커
통신지역별 품질은 편차가 컸다. 평균 다운로드 속도 기준 △지하철(역사 885.26Mbps, 객차 703.37Mbps) △대학교(770.04Mbps) 등에서 상대적으로 속도가 빨랐지만 △KTX(272.75Mbps) △ SRT(368.35Mbps) 등에선 상대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5G 이용 중 LTE로 전환된 비율도 △영화관(0.96%) △놀이공원(1.10%) 등에선 양호했지만 △지하철 객차(19.49%) △고속도로(16.28%) 등에선 개선이 필요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 및 6대 광역시에서만 진행돼 상대적으로 5G망 구축 속도가 느린 소도시는 결과값에 반영되지 않았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직 커버해야할 곳이 많이 있지만 일단은 5G망이 안정적으로 깔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통신사들이 어려운 여건에서 애쓰고 있지만 전국망 구축에 더욱 노력해 좋은 통신 품질이 조기에 확보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배 빨라졌다"는 광고는?
과장성 광고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LTE보단 다운로드 속도가 빨라졌다고 하지만 당초 이통사에서 광고한 'LTE 대비 20배 빠른 5G'와는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현재 통신사들이 상용화한 국내 5G 기술은 3.5GHz 대역의 비단독모드(NSA)로 5G 망과 LTE 망을 연동시켜 사용하면서 속도에 제한이 있다. 통신환경이 좋지 못한 곳에선 접속이 5G에서 LTE로 전환되기도 한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출범한 방통위 통신분쟁조정위원회에 1년 동안 접수된 280건의 분쟁 조정 신청 중 20%(56건)가 5G 품질과 관련된 소비자 민원으로 집계됐다.
홍진배 통신정책관은 "LTE의 경우에도 이론상 속도는 1Gbps지만 필드에선 158Mbps 정도"라며 "2013년 측정 당시 속도가 30~50Mbps 정도 나왔는데 주파수 대역 확대와 망 안정화로 지난해 158Mbps까지 올라간 것"이라고 말했다.
비싼 5G 요금을 내면서 광고에서 약속한 품질을 제공받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홍 통신정책관은 "이통사들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는 만큼 이통사에 5G 중저가요금제 출시에 대해 촉구하고 있다"며 "다만 법적으로 강제할 수는 없으며, 이번 품질 평가를 충분히 고려해서 소비자 선택권을 넓힐 수 있도록 지속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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