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같이 나타났다. 시즌 전만 해도 존재감은 제로에 가까웠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팀 주전을 넘어 같은 포지션의 리그 베테랑들까지 위협 중이다. 무엇보다 10여 경기 ‘반짝 활약’이 아닌, 전반기 내내 꾸준하다는 점에 눈길이 쏠린다. ‘1일 1깡’ 신드롬을 불러온 강진성(27ㆍNC)과 완벽한 ‘5툴 플레이어’로 자리매김 중인 배정대(25ㆍKT)가 올 시즌 최고 히트 상품으로 꼽힐 만하다.
3일 현재 강진성은 타율 0.341(8위)에 득점권 타율 0.391(9위)로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특히 장타자들이 즐비한 NC타선에서 장타율을 리그 10위(0.552)로 유지하며 맹활약 중이다. 그간 ‘타격 재능은 있지만 수비 포지션이 애매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제 자리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시즌 초 대타로 출전해 ‘연타석 대타 홈런’으로 도약하더니 ‘1일 1깡’(매일 좋은 활약)이라는 수식어를 남기며 주전을 꿰찼다. 리그 타율 1위를 꾸준히 유지하다 최근 타율이 조금 떨어졌지만 여전히 10위권 안이다.
무엇보다 51타점(12위)으로 국가대표 4번타자 박병호(키움)와 같은 수치고 팀 내 베테랑 양의지(50타점)보다 많다. 많은 득점을 안기며 팀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그의 득점권 타율은 0.391(9위)고 WRC+(조정득점창출력)도 136.9(14위)로 높다.
강진성, 배정대의 활약
타율 | 장타율 |
득점권 타율 | 도루 |
WAR |
WRC+ |
|
---|---|---|---|---|---|---|
강진성(NC) | 0.341 (8위) 11홈런 |
0.552 |
0.391 |
5개 | 1.84 |
136.9 |
배정대(KT) | 0.335 (9위) 8홈런 |
0.513 |
0.308 |
13개(2위) | 2.69 |
136.9 |
배정대도 그렇다. 시즌 초 이강철 KT감독이 “올 시즌 중견수는 배정대다. 그의 활약을 지켜봐 달라”고 강조할 때 일부 현장 기자들은 의문을 품었다. ‘타 팀에 비해 외야 자원이 풍부한 편인데 중견수에 굳이 배정대를?’. 하지만 이 짧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배정대는 타율 0.335(9위)에 8개의 홈런을 치며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8위(2.69)를 질주 중이다. 올해 전 경기 출장에 수비 이닝 614.1이닝으로, 리그 외야수 중에 가장 많은 수비를 소화 중이고 강한 어깨로 보살을 7개나 올리며 전준우(롯데)와 함께 외야수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적극적인 주루에 도루까지 13개(2위)나 성공하며 ‘뭐 하나 빠짐없이’ 잘한다.
그간 5툴(정교함, 파워, 주루, 송구, 수비) 가운데 파워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올해는 장타력까지 끌어올리며 그간의 평가를 무색하게 한다. 이대로라면 리그 최고 외야수이자 ‘타격 기계’로 꼽히는 김현수(LG) 손아섭(롯데) 등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사실 두 선수 모두 순탄치 않은 세월을 보냈다. 강진성은 4시즌 동안 타율 0.253에 불과했고 배정대도 4시즌 타율 0.180에 그쳤다. 프로 지명 후에도 돌파구를 찾지 못해 1ㆍ2군을 오가는가 하면 이 기간 경찰야구단에서 절치부심한 공통점도 있다. 팬들이 이들의 꾸준한 활약에 더욱 큰 박수를 보내며 지켜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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