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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경로당 단계적 개소한다는데…감염취약 고령층 집단감염 우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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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경로당 단계적 개소한다는데…감염취약 고령층 집단감염 우려 여전

입력
2020.08.02 16:1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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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노인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운동기구를 사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노인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운동기구를 사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면서 서울시가 관내 경로당을 단계적으로 개소하기로 했다. 그러나 잠복기 동안 증세가 없는 확진자의 출입을 막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경로당 집단 감염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만성질환 고령자는 두통, 식욕하락 등 일반적이지 않은 신종 코로나 증세를 보이는 경우도 많아 경로당을 매개로 한 ‘N차 감염’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지침에 따라 3일부터 관내 경로당 3,467곳을 단계적으로 개소한다고 2일 밝혔다. “경로당 휴관 장기화로 어르신들의 심신 안정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 하에 경로당 문을 열기로 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서울시는 지역사회 돌봄 공백 최소화를 위해 지난달 20일부터 사회복지시설 운영을 단계적으로 재개했으나 경로당은 제외했었다. 면역력이 취약한 고령층이 모이는 시설 특성을 감안한 조치였다.

이번 운영 재개는 신종 코로나 감염 예방을 전제로 한 만큼 경로당 운영시간을 오후 1~5시까지로 제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경로당 이용가능 인원의 절반만 출입할 수 있도록 했으며, 고령자 한 명당 주 2~3회만 이용토록 권고했다. 당분간 경로당 내 프로그램은 운영되지 않는다. 경로당마다 감염관리책임자를 지정하고 입장 시 체온을 측정, 37.5도 이상이면 출입을 금지하는 등 감염관리도 강화했다.

그러나 이 정도의 방역대책으론 잠복기 동안 발열ㆍ호흡기 증상 등 전형적인 신종 코로나 증세가 나타나지 않거나 애매한 환자를 걸러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 약을 복용하는 고령자는 신종 코로나에 걸려도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확진 판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도 “어르신들은 면역력이 약해 대규모 경로당 집단감염이 발발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통상적인 신종 코로나 증세와 달라 감염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만성질환 고령자들이 지역사회 활동을 하며 또 다른 감염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집계한 70세 이상 국내 코로나 환자의 사망률(9.5%)은 전체 사망률(2.14%)의 4배 이상이다. 80세 이상의 사망률은 25.1%에 달한다.

이에 대해 서울시 인생이모작지원과 관계자는 “무증상 또는 다른 증세의 잠복기 고령자까지 고려하면 경로당을 개관하기 어렵다”며 “철저한 방역관리를 통해 어르신들이 경로당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국에선 30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 누적 신종 코로나 환자 수는 1만4,366명으로 늘었다. 지역발생 환자는 8명(서울 5명)으로 이틀 연속 한 자릿수를 이어갔다. 나머지 22명은 해외유입 환자다.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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