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게이(Fort Gay)'의 수난(8.7)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의 작은 마을 '포르 게이'의 안내판. 이름 때문에 수난 받으면서 유명해졌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웨인(Wayne) 카운티 '포르 게이(Fort Gay)'는 주민수 673명(2018년 기준)의 작은 마을이다. 그 마을이 '이름 때문에' 2010년 미국 전역에 떠들썩하게 알려졌다.
조쉬 무어(Joshe Moore)라는 26세 게이머가 그해 8월 7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멀티플레잉 게임 'X-box 온라인' 계정을 차단 당했다. '사규에 어긋나는 부적절한 표현을 프로필에 썼'다는 게 이유였다. 'Fort Gay WV(웨스트 버지니아 포르 게이)'란 표현이 문제였다. 무어는 화를 삭이며 '포르 게이'가 '동성애자 조롱'이 아니라 실제 지명이며 우편번호(25514)도 있으니 확인해 보라고 항변했지만, 'X-box' 고객센터 담당자는 막무가내였다. 해명과 설득이 이어졌고 급기야 마을 자치단체장까지 가세해 해명했지만, 회사 측은 '시정하지 않을 경우 회원 자격을 박탈하고 2년치 선납이용료도 환불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 통보했다. 회사 측이 "소통의 문제에서 비롯된 실수"를 공식 인정하고, 무어의 계정을 되살린 건 한 달여 뒤였다.
동성애자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웨스트버지니아의 이미지도 한몫한 게 사실이었다. 1789년 서부 개척자들이 세운 마을 포르 게이는 오바마 행정부의 총기 규제 행정명령 직후인 2020년 1월 주내 최초 주의회 만장일치로 '수정헌법 2조(총기 허용)'의 권리를 재확인한 곳이었다.
마을 이름이 카스빌(Cassville)에서 포르 게이로 바뀐 건 1932년부터였다. 같은 지명이 있어 역명을 붙이기 어렵다는 철도당국의 입장이 반영됐다는 설, 남북전쟁 당시 '게이'라는 이름의 한 간호사의 활약을 기리기 위해서라는 설이 있다. 확실한 사실은, 당시 주민들은 '행복한(merry)' '활기 있는(lively)'의 의미로 지명을 지었다는 것이다. 웨스트버지니아에는 '포르 게이' 외에도 잭슨카운티의 '게이(Gay)', 로건카운티의 '마운트 게이(Mount Gay)'란 마을이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