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집 팔라” 재권고에도… 靑 고위 참모 8명 여전히 다주택자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노영민 “집 팔라” 재권고에도… 靑 고위 참모 8명 여전히 다주택자

입력
2020.08.01 04:30
수정
2020.08.01 11:49
0 0

"늦어도 8월 말까지 매매계약서 제출" 3차 권고


신임 통일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및 경찰청장 임명장 수여식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렸다. 임명식 시작 전 노영민(가운데)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창룡 경찰청이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7월 초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하라고 청와대 참모들에게 ‘강력 재권고’를 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은 두번째 권고였다. 하지만 31일 현재 비서관급 이상 청와대 고위 참모 8명은 여전히 다주택자였다. 인사상 불이익이 따를 수 있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한으로 정했던 이날까지 권고를 이행한 고위 참모는 노 실장을 포함해 단 4명에 그쳤다. 가뜩이나 다주택 매각 권고가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이 컸던 상황에서 이행 실적까지 저조하자 청와대가 부동산정책의 진정성만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2차 권고에도 靑 고위 참모 8명 여전히 다주택자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현재 비서관급 이상 참모 중 8명이 다주택을 보유 중”이라며 “한 명도 예외 없이 모두 처분 의사를 표명하고 처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언론에 일부 수석이 처분 의사가 없다는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이 보도됐다”며 “8명이 지금 처분 중에 있는데 아직 계약이 안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울 강남 지역에 ‘똘똘한 2채’를 소유해 주목 받았던 김조원 민정수석은 자신 명의의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를 남기고 배우자 명의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를 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공직자 재산공개 때 충북 청주시 서원ㆍ흥덕 등지에 단독주택 3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던 황덕순 일자리수석의 경우 한 채를 매각했지만 나머지 한 채는 파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외숙 인사수석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각각 부산과 경기 오산시에 아파트 한 채씩을 보유하고 있다. 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은 상속받은 서울 은평구 응암동 주택 재건축 분양권이 전매제한에 걸려 있어 현재 거주하고 있는 경기 구리시 아파트를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권(경기 과천)을 갖고 있어 다주택자로 분류된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도 실거주 하고 있는 배우자 명의 서울 마포구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았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 참모 주택 보유 현황


오피스텔도 다주택... 기준 강화한 靑

석종훈 중소벤처비서관은 앞선 권고 때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다주택자로 분류됐다. 오피스텔도 다주택 기준에 포함되면서다. 제주에 본사를 둔 기업 다음의 대표 출신인 석 비서관은 공직자 재산공개 때 서울 은평구에 공동으로 상속받은 아파트 외에 제주도에 오피스텔 4채를 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노 실장의 1차 권고 이후 청와대로 온 이남구 공직기강비서관과 이지수 해외언론비서관도 아직 다주택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이남구 비서관은 석 비서관과 마찬가지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 외에 오피스텔 분양권(서울 송파구 방이동)이 있어 매각 권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실장의 1차 권고 당시 다주택 보유자였던 박진규 전 신남방ㆍ신북방비서관, 조성재 전 고용노동비서관 등은 인사 이동으로 이번 다주택 고위 참모 명단에선 빠졌다. 다만 이들이 주택을 매각했는지 여부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윤성원 전 국토교통비서관은 인사 발표에 앞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아파트를 남기고 세종의 아파트를 매각했다. 이 때문에 부동산정책을 담당하는 청와대 참모가 돈이 더 되는 강남권 아파트만 남겼다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이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영민 실장 등 4명 강남 아파트 내놨지만 빛바라

노 실장의 두 차례 권고 이후 실제 주택을 처분한 참모는 노 실장 본인과 이호승 경제수석, 강민석 대변인, 김광진 정무비서관 등에 불과했다. 이들 4명은 서울 서초와 경기 분당의 알짜배기 아파트를 각각 매각했지만 빛이 바랐다.

노 실장의 경우 아파트 처분 계획이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 과정에서 잘못 전달되면서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정부 부동산정책 전반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일었고 여당 일각에서 사퇴 요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노 실장은 결국 서울 서초구 반포동과 충북 청주시 아파트 두 채를 모두 처분했다.

실거주 주택 외에 배우자가 가족과 공동명의로 집을 보유해 1.5채 보유자였던 이 경제수석과 강 대변인의 경우 0.5채 지분을 각각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광진 비서관은 배우자 명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의 지분을 2017년에 매도했으나 재건축 중이라 서류상 등기이전이 안 됐다고 설명하면서 광주 아파트도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거성 시민사회수석과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2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내달까지 매매계약서 제출하라" 3차 권고

청와대는 주택 처분 절차를 밟고 있는 참모 8명에게 늦어도 다음 달 말까지 매매계약서를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사실상의 3차 권고인 셈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거래가 잘 안 되는 지역은 집을 내놔도 곧바로 나가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청주에 집이 있는 황덕순 수석이 그런 경우”라며 “계속 노력 중인 만큼 다주택자가 제로가 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자신하고 있지만 노 실장이 지난해 12월 1차 권고를 한 이후 7개월이 넘도록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다주택 매각 조치는 논란만 야기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청와대 고위 공직자들의 솔선수범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노 실장이 내놓은 잇단 권고가 제때 이행되지 못하는 상황을 청와대 안팎에 고스란히 드러낸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 8일 “고위 공직자는 실거주 이외의 목적에서 보유한 주택을 빨리 처분하라”고 지시한 상황에서 청와대 고위 참모들이 다주택 처분을 차일피일 미루는 듯한 모습처럼 비치는 것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는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을 수도 있다.

청와대와 여당 내부에서도 고위 공직자 다주택 매각 권고가 과도하게 이슈화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책 효과가 전무 하다시피 한 문제에 매달리면서 ‘부동산 3법’ 시행 등 정부의 핵심 부동산정책 성과가 뒷전으로 밀리기도 했다. 여권 한 관계자는 “부동산정책이 성공하려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 회복이 중요한데, 다주택 매각 문제는 오히려 ‘똘똘한 한 채’ 남기기만 부각시키고 있는 상황”이라며 “첫 단추를 잘못 채웠다면 풀고 다시 끼우면 될 일인데 고집스럽게 밀어붙여 불신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한국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네이버엣도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스탠드에서 구독하기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