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SNS에 중국어 특기자 모집 공고
"중국 공격하려는 스파이 양성 음모"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로 적대감 폭발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국어 통역 모집 공고를 냈다. 언어특기자 채용은 FBI의 통상적 절차다. 하지만 중국 여론은 "스파이로 이용하려고 뽑으려는 것이냐"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휴스턴 중국총영사관 폐쇄 이후 중국 내 반미감정의 폭발적인 양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FBI는 지난 15일 트위터에 중국어로 계약직 통역 채용 공고를 올렸다. 언어분석가로 불리는 특기자 전형이었다. FBI는 공고에 "당신은 외국어를 읽고, 쓰고, 말할 줄 아는 미국인인가요? 당신의 문화적 특기를 기꺼이 나누시겠습니까? 당신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전문지식은 FBI의 임무 수행에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적었다. FBI는 미국과 해외 114개 사무소에 이 같은 언어분석가를 1,500여명 고용해 운영하고 있다. 또 해당 언어로 특기자를 모집하는 만큼 중국어로 채용공고를 냈다고 해서 딱히 이상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이 공고를 접한 중국인들은 분노를 쏟아냈다. 공고 내용이 "중국어를 할 줄 알면 중국 문화 전문가"라고 단순화하는 것처럼 비치면서 FBI의 편협한 상황 인식에 혀를 찼다. 이에 FBI를 "매파적 사고방식을 조장하는 매카시즘(1950년대 미국의 극단적 반공주의)의 온상"이라고 매도하며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중국어 전문가를 채용하는 건 중국인들에 대한 공격 신호"라고 비난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31일 "중국은 전 세계 130개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이자 4억명의 중산층이 사는 나라"라며 "중국에 대한 이해조차 부족한 통역 몇 명을 내세워 흔들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은 특히 FBI가 '중국 행동 계획'에 따라 미국 내 중국 학자와 유학생을 조사하며 괴롭힌다고 의심하고 있다. 최근 휴스턴 중국총영사관을 폐쇄하라고 요구하면서 "지식재산권 탈취"를 이유로 제시한 것을 두고서다. 왕창(王强) 중국 국방대 연구원은 "FBI는 반중 정서를 부추기고 무고한 사람들을 모함하는 음모를 꾸며 왔다"면서 "중국어 통역을 많이 채용할수록 중국 학생과 연구원을 악마로 만들기 위한 사건을 더 많이 조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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