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일요일 오전을 깨워줄 클래식 한 곡 어떠세요? 클래식 공연 기획사 '목프로덕션' 소속 연주자들이 '가장 아끼는 작품' 하나를 매주 추천해 드립니다.
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의 어머니와 외할아버지는 모두 음악인이었다. 어머니는 피아노를, 외할아버지는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자연스레 어렸을 적부터 이들 악기와 음악을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조성호가 깊이 빠지게 된 건 클라리넷.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어린 나이였지만 매일같이 연습을 하면서 독학에 가깝게 전공의 길로 들어섰다. 그런 조성호의 열정을 지켜보던 외할아버지가 음반을 하나 선물했다.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k. 622)'이었다. 모차르트 협주곡 가운데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인정받는 곡 중 하나다.
조성호의 외할아버지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전신인 고려교향악단의 단원이었다. 연주자 생활을 하며 언젠가 해외 클라리네티스트가 내한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클라리넷을 이렇게 아름답게 연주할 수도 있구나"하고 느꼈다. 조성호에게 음반을 선물한 건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손자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은 조성호가 음악을 하게된 확실한 계기와 동기부여가 됐다. 조성호는 "어린시절 얼마나 오랜 시간 그 음반을 들었는지 모르겠다"면서 "감수성이 풍부했던 때라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은 들을 때마다 매번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알고보니 할아버지가 감동 받았던 해외 연주자는 독일의 전설적인 클라리네티스트 칼 라이스터였다. 할아버지가 선물한 음반도 라이스터의 음반이었다. 지금도 연주력이 뛰어난 수많은 솔리스트들이 있지만, '클라리넷의 정석'으로 꼽히는 라이스터의 음반이 모차르트 협주곡을 감상하는데 제격이라고 조성호는 추천했다.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은 시드니 폴락의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1985)에 삽입된 음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조성호는 "모차르트 음악은 간단명료한데, 그 단순함 속에 많은 이야기가 있다"면서 "한 폭의 그림을 그린다는 느낌으로 듣다보면 자연스레 감동이 밀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