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보안법에 이의 제기는 홍콩기본법 부정"?
국가안보처, 페북에 '홍콩 독립' 주장한 4명 첫 체포
홍콩 도심 거리에 조슈아웡(오른쪽)을 비롯한 9월 입법회 의원 선거 출마 후보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2014년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을 비롯한 홍콩 민주파 인사들이 9월 입법회(우리의 국회) 의원 선거를 앞두고 출마자격을 무더기로 박탈당했다. 중국 중앙정부가 설립한 국가안보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글을 올린 청년 4명을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체포했다.
로이터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0일 “조슈아 웡, 벤터스 라우, 앨빈 청 등 12명의 민주진영 인사들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9월 입법회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중에는 앨빈 융 공민당 주석, 데니스 궉 의원 등 현역 입법회 의원 4명도 포함됐다.
홍콩은 선관위가 출마 후보의 자격을 심사한다. 앞서 민주파 후보들에게 ‘충설 질의서’를 보내 이들이 홍콩기본법을 지지하는지, 홍콩보안법을 지지하는지 묻고 지난해 미국에 홍콩인권법 제정을 촉구한 것 등을 문제 삼았다. 선관위는 “분리독립을 주장하거나 외국 정부의 개입을 요청하거나 보안법의 원칙에 이의를 제기하는 건 홍콩의 헌법인 기본법을 진정으로 지지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후보 부적격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 11~12일 치러진 예비선거에 예상을 훨씬 웃도는 시민 61만명이 참여했다. 이에 민주진영은 9월 선거에서 70석 가운데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잔뜩 고무된 상태였다. 지난해 11월 입법의원 선거에 이어 연거푸 출마가 좌절된 조슈아 웡은 트위터에 “민주진영 후보에 대한 대규모 자격 박탈의 길을 닦았다”며 “9월 입법회 선거는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리콰이와 홍콩 국가안보처 총경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SNS에 글을 올려 홍콩 독립을 주장한 4명을 홍콩보안법 제20조, 제21조 위반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남성 3명, 여성 1명으로 16~21세 사이의 학생으로 전해졌다.
홍콩 경찰은 이들이 분리주의 단체인 ‘학생동원(Studentlocalism)’ 소속으로 페이스북에 “독립만이 홍콩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중국 민족주의에 대항하고 홍콩 민족주의를 건설하자”, “홍콩 해방, 우리 시대의 혁명” 등의 글을 게재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표현은 홍콩 분리주의를 조장하고, 홍콩의 법적 지위를 바꾸거나 국가권력을 전복하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지난해 범죄인인도법(송환법) 반대 당시 학생 시위를 주도한 토니 청도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과 국가통일을 방해할 목적으로 조직을 결성하거나 이에 참여할 경우, 무력 사용 여부와 관계 없이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홍콩 독립’이나 관련 문구가 포함된 글을 올린 것만으로도 체포가 가능하다. 국가안보처는 “이들은 인터넷 상에서 홍콩 독립을 주장하며 국가 분열을 부추겼다”며 “사안이 엄중할 경우 보안법에 따라 최대 10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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