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거래 확산에 올 상반기 온라인 유통 급성장
대형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은 내리막길
편의점만 역성장 피해... 위생용품, 담배 매출 증가 덕
"그 때는 돌을 갖다놔도 바로 팔릴 거라고 했었는데..."
한 대형마트 임원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직원들끼리 이런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대형마트에 사람이 몰렸단 의미다. 그야말로 '라떼는 말이야' 시대 이야기다. 온라인 쇼핑몰의 급성장으로 대형마트는 속절없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대형마트 시대의 종말을 더욱 앞당겼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 확산은 대형마트 뿐 아니라 백화점과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오프라인 유통 업태 전체에 큰 타격을 안겼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의 '2020년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쿠팡과 G마켓 등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17.5% 증가했다.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2월에 전년 대비 34.3% 오르는 등 1월부터 6월까지 매월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온라인 구매가 늘어난 덕이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다중 이용시설 기피 탓에 6% 감소했다. 백화점(-14.2%), 대형마트(-5.6%), SSM(-4%) 모두 부진했다.
오프라인 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피한 업태는 편의점(1.6%)이다.
최근 몇 년 간 온라인 소비문화 확산으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이 깊은 부진에 빠졌을 때도 편의점은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했다. 물건만 파는 '미니 슈퍼마켓'을 넘어 택배ㆍ배달ㆍ세탁 등 소비 생활 전반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하며 고객들을 끌어들였다.
편의점도 코로나19 절정기 때는 잠깐 악영향을 받았다. 지난 3월에 ?2.7%, 4월에 ?1.9%로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산업부가 2016년 6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통계를 개편한 이후 편의점이 역성장한 건 45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개학 연기, 학원 휴원, 재택근무 확산 등이 길어져 과자, 음료 등 가공식품이나 도시락, 샌드위치 등 즉석식품 매출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된 5월(0.8%)에 편의점은 바로 반등에 성공했고 6월(2.4%)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위생용품 판매 증가와 이른 장마로 살충제 소비가 늘며 생활용품 매출이 성장했다.
담배 매출이 오른 것도 눈에 띈다.
편의점 담배 매출은 5월에 전년 동기 대비 6.1%, 6월에 6% 성장했다. 산업부는 "면세점 담배 수요가 편의점으로 이동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편의점 담배의 마진율은 10% 안팎으로 다른 품목(25~30%)에 비해 수익성이 좋지는 않다. 그러나 전체 편의점 매출에서 담배 매출이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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