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 4번 타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1ㆍ2번 테이블 세터가 차려 놓은 기회를 쓸어 담아 차곡차곡 점수를 쌓는 것이다. 그래서 결정적인 홈런을 날릴 수 있는 펀치력을 갖췄거나 득점권 타율이 높은 선수가 4번 타순에 배치한다.
올 시즌 리그 1위를 질주 중인 NC 다이노스엔 그 ‘4번'들이 즐비하다. 3~4번 상위 타선은 물론 하위 타선에서도 홈런과 장타가 여기저기 터지는 지뢰밭 타선이다.
29일 현재 NC는 팀타율 0.290으로 두산(0.300)에 이어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팀 홈런은 97개로 리그 2위 KT(82개)에 훌쩍 앞서 있다. 이밖에 타점(412점)과 장타율 (0.472), OPS(0.830), 득점권 타율(0.330) 등도 모두 리그에서 압도적인 1위다.
10홈런 이상은 리그 전체 23명뿐인데, NC에만 나성범과 애런 알테어(이상 18개) 노진혁(11개) 강진성 박석민(이상 10개) 등 5명이 포진돼 있다. 올 시즌 노진혁은 7번 타자로, 알테어는 8번 타자로 주로 출전 중이다. 양의지와 권희동도 각각 9개씩 기록 중이어서 10홈런 대열에 합류하는 건 시간문제다. 이들의 장타율도 평균 0.534 정도인데 웬만한 다른 팀 4번 타자들이 머쓱할 정도다.
한 팀에서 10홈런 이상 타자는 한 시즌을 통틀어 4~5명 정도 배출되는 점을 고려하면 올 시즌 NC의 타선은 팬들의 기억에 남을 만하다. 역대 팀 내에서 두 자릿수 홈런 타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팀은 2009년 SK로 당시 10명의 타자가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2018년엔 두산과 SK가 각각 8명의 두 자릿수 홈런 타자를 배출했다. ‘넥벤저스’ 시절인 2014년 넥센은 7명, ‘메가 타이거즈’ 타선을 자랑했던 2017년 KIA도 6명뿐이었다.
또 NC선발 3~9번 타순 7명의 득점권 타율은 평균 0.352로 KIA 최형우(0.355)나 롯데 이대호(0.338)와 견줘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클린업 트리오는 물론, 하위 타선까지 곳곳에 ‘일발 장타력’을 갖춘 4번 타자 재목들이 깔렸다는 뜻이다.
올 시즌 NC 최고의 히트 상품 강진성이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타율을 관리하고 있는데다 노진혁이 해를 거듭할수록 장타력을 높이면서 나온 결과다. 여기에 알테어가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씻고 홈런 시위 중이고 기존 장타자들도 꾸준히 제 기량을 발휘 중이다.
이동욱 NC감독은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건 좋은 부분이다. 홈런은 쉽게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좋은 무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팀내 홈런 1위인) 알테어가 하위 타선에서 잘해주고 나성범, 강진성 등이 경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 또한 권희동, 박석민, 양의지 등 여러 선수가 장타력을 갖췄다. 상대에 충분히 압박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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