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독일 돈 안내... 호구되기 싫다"
재선 실패시 완료 불투명 의견도
미국이 독일 주둔 미군을 1만2,000명 가까이 감축해 자국 및 유럽 내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완료까지는 막대한 비용과 수년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중도 무산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독 미군 1만1,900명을 재배치할 계획"이라며 "현재 3만6,000명인 주독 미군 규모가 2만4,000명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에 주둔 중인 미군 숫자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돼 감축 규모도 당초 언론에 보도된 9,500명보다 커졌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에스퍼 장관은 독일에서 감축되는 미군 중 5,400명은 유럽 내 다른 나라로 배치되고, 약 6,400명은 미국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이동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를 강화하고 러시아에 대한 억지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동맹을 재확인하고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을 증대하기 위한 방향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AFP통신은 폴란드와 이탈리아, 벨기에, 발트해 주변국으로의 재배치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유럽 전역의 미군을 관리하는 유럽사령부 본부도 독일에서 벨기에로 이전한다. 에스퍼 장관은 "수주 내 독일로부터 군대 이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방부 당국자들은 재배치 병력을 위한 시설 확충 등에 수십억달러의 비용이 들고 계획 완료까지는 몇 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에 밝혔다.
앞서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5일 현재 3만4,500명인 주독 미군을 2만5,000명으로 9,500명가량 감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감축 입장을 공식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일이 청구서를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병력을 감축하고 있다"며 "우리는 더이상 호구(the suckers)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군사비 지출이 이유로 지목됐다는 점에서 미국이 다음 카드로 주한 미군 감축을 꺼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AP는 그러나 주독 미군 감축 계획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선물이자 미국 안보를 위협한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에도 이 계획이 실행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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