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안정 불구 코로나 불안에 안전판 유지키로
연준, 통화스와프 확대로 국제 금융시장 안정 의도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3월에 체결한 한국과 미국의 달러 통화스와프 계약을 6개월 연장했다.
한은과 미 연준은 30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기회의 의결과 함께 오는 9월 30일 만료 예정이었던 600억달러 규모의 현행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을 6개월 연장해 내년 3월 31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 올해 통화스와프로 약 200억달러 공급
중앙은행 간에 체결하는 통화스와프란 두 중앙은행이 미리 정해진 가치에 따라 서로의 발행 통화를 맞교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에 따라 한은은 600억달러 한도 내에서 달러를 조달해 시장에 공급할 수 있었는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기한이 연장된 것이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체결 직전인 지난 3월 18일 달러당 1,285원까지 치솟은 원ㆍ달러 환율을 안정시키고 국내 증시 급락도 저지했다. 이후 한은은 통화스와프를 활용해 여섯 차례에 걸쳐 시장에 총 198억7,200만달러를 공급했다. 이후 외환시장이 안정되면서 지난 5월 6일을 마지막으로 정기 외화대출 입찰을 중단한 바 있다.
공급된 달러는 대부분 상환돼 현재는 7월 30일이 만기 예정인 13억2,900만달러 대출만 남아 있다. 현재는 시장에서의 달러 조달이 쉬워져 원ㆍ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되는 상황이다.
연준, 통화스와프 확대로 국제 금융시장 안정 도모
앞서 연준은 지난 3월 19일 한은을 포함해 9개 중앙은행과 신규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이날 이를 모두 동시에 연장했다. 또 통화스와프를 맺지 않은 중앙은행 등이 미국 국채를 담보로 단기 자금을 빌릴 수 있는 신설 기구(FIMA 레포기구)도 내년 3월 말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연준이 동시다발로 통화스와프를 확대하던 당시 세계 금융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불안 심리가 증폭하면서 달러 품귀 현상을 빚어 자산 가격이 동반 폭락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후 통화스와프가 가동되고 연준이 막대한 유동성 공급에 나서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안정을 되찾았다.
지난 3월 이래 14개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와프를 통한 연준의 달러 공급량은 최대 4,489억달러까지 불어났으나 현재는 1,182억달러대로 축소됐다. 통화스와프를 통해 긴급히 달러를 빌려 간 각국 금융기관들이 대부분 대출을 만기에 갱신하지 않고 상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안정됐어도 안전판 필요"
한은은 현재 한미 통화스와프를 활용해 추가 달러를 공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 코로나19 위험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스와프 계약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안전판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향후 달러 수요가 폭증해 외환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바로 통화스와프를 가동해 달러를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연준 역시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미국 내 실물경제 전망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달러 공급 경색이 국내 위험으로 번질 우려를 여전히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의 달러 공급이 막혀 해외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달러 표시 자산을 대량 매각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달러 가치가 폭등하고 미국 내 금융시장에서도 주식과 채권 등의 대량 매각 사태가 벌어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국제 달러화시장과 국내 외환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에 의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통화스와프의 연장이 필요하다고 합의했다"며 "국내 외환시장 및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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