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투숙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이른바 ‘한강 몸통 살인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장대호가 대법원에서도 무기징역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9일 살인, 시체손괴, 시체은닉 등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장씨는 지난해 8월 8일 서울 구로구 소재 자신이 일하던 모텔에서 투숙객 A(32)씨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 비닐봉지에 나눠 담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경기 고양시 한강 마곡철교 남단 부근에서 머리와 팔다리가 없는 남성의 알몸 몸통 시신이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경찰은 한강 수색작업 5일째인 같은달 16일 시신의 오른팔 등을 추가로 발견, 피해자 신원을 확인한 뒤 수사망을 좁혀갔고, 압박을 못 이긴 장씨는 다음날 자수했다.
경찰 조사에서 장씨는 "A씨가 반말과 함께 자신의 얼굴에 담배연기를 내뿜고 배를 때린 뒤 숙박비를 내지 않으려고 해 홧김에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장씨는 "이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것"이라거나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지도 않고 합의할 생각도 없다. 사형을 당해도 괜찮다"는 막말로 공분을 샀다. 2심 최후진술에서 유족들에게 사과하지는 했지만, "나는 원래 슬픔을 못 느낀다"며 "세월호 사건때도 슬프지 않더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검찰은 1, 2심에서 "피고인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거나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피고인을 사회에 복귀시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엄중한 형을 선고할 필요가 있지만, 사형에 처해 생명 자체의 박탈을 정당화할 정도의 특별한 사정이, 누구라도 인정될 만한 객관적 사정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하급심의 판단이 옳다고 판단해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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