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3개주서 주민들 우편물 받아
농림부 "심지 말고 신고하라" 경고
"미중 갈등 중 새로운 불신 요소 될까 우려"
미국과 중국 양국 간 긴장감이 날로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미국인 1,000여명이 주문하지 않은 씨앗을 중국으로부터 배달 받아 미 농무부가 조사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언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최근 켄터키ㆍ버지니아ㆍ유타ㆍ워싱턴ㆍ텍사스 등 최소 13개주(州)에서 1,000여명이 중국에서 배달된 정체불명의 소포를 받았다. 소포 겉면에는 그 내용물이 보석ㆍ장난감 등으로 적혀 있었지만 막상 소포를 개봉하면 그 안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씨앗이 들어 있었다.
각 주 농업당국은 이 정체불명의 씨앗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루이지애나 농업당국은 "현재로서는 소포 안에 든 것이 어떠한 종류의 씨앗인지 확실히 알 수 없다"며 "우리는 씨앗의 정체를 확실하게 밝혀내 루이지애나 농업과 환경에 위험이 미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켄터키 농업 당국은 성명에서 "현재까지 우리는 이것이 장난인지, 인터넷 사기인지 아니면 일종의 바이오 테러리즘인지 판단할 만한 충분한 정보가 없다"고 발표했다.
미 농무부는 미국으로 운송되는 식물과 씨앗을 식물 보호 및 검역 프로그램에 의해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씨앗은 해충 질병이 없는 제품임을 보장하는 증명서를 첨부해야 한다.
이에 따라 각 주 농업당국은 중국발(發) 소포로 씨앗을 받은 주민은 이를 당국에 신고하고, 씨앗을 땅에 심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일부 주 당국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소포 겉면에 '중국우체국(차이나포스트)'이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식물 종자는 만국우편연합의 금지 물품에 속하며 중국우체국은 이를 엄격히 준수한다"고 일축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빠르게 악화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양국 사이에 더 큰 불신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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