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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3법 찬성하고 특혜 본 사람이 국토위 간사?"…6년 만에 소환된 부동산 3법

입력
2020.07.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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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부동산 3법' 처리 때 국회서 무슨 일 있었나
'강남 재건축 아파트' 소유한 통합당 이헌승 의원...?
부동산 3법 찬성표 던지고 큰 시세 차익 확보

28일 한 시민이 서울 강남구 대치·개포동 일대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한 시민이 서울 강남구 대치·개포동 일대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난데없이 간사 선임을 놓고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여야 교섭단체 정당의 상임위 간사직을 임명하는 도중 문정복(경기 시흥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헌승(부산진을) 미래통합당 의원의 간사 선임에 이의를 제기한 것인데요.

문 의원은 “소위 (2014년) 부동산 3법을 통과시킨 의원님들 중 국토위 의원이 계셨다”며 “그 중 강남에 집이 있으신, 부동산 3법을 통해 대단한 시세 차익을 얻으신 분들 중 한 분이 간사로 거론된 이헌승 의원"이라고 꼬집었어요. 부동산 3법에 찬성하고 이로 인해 시세 차익을 얻었던 이 의원이 주택 공급과 관련된 안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간사직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입니다.

문 의원이 지적한 부동산 3법은 2014년 박 정부 때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나온 주택법 개정안인데요. △민간택지에서 공급되는 주택에 대한 분양가상한제를 사실상 폐지하고,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제 유예기간을 2017년까지 3년 연장하고,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재건축 조합원이 최대 3주택까지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규제를 풀면서 이를 경기부양책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이었죠.

당시 이 법을 두고 강남3구에게 노골적으로 특혜를 주는 것이라는 비판이 야당 중심으로 거세게 일었어요. 서울 강남의 대단지 아파트들이 줄줄이 재건축을 앞두고 있었는데, 규제를 풀어주면 강남의 재개발·재건축을 재촉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이었죠.

당시 전세가율이 90%에 육박하면서 전월세 폭등으로 난리가 났는데, 정작 하루가 급한 전월세 문제, 주거 불안 등은 내버려 둔 채 경기 부양의 수단으로 부동산 투기를 조장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3법은 여당이던 새누리당의 주도로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127명이 찬성하면서 법안이 통과됐죠. 특히 3개 법안에 모두 찬성표를 던진 127명 중 49명이 강남3구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었다. 또 강남에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를 갖고 있는 의원은 21명이었는데 모두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의원들이었다. 이헌승 의원도 당시 30년 연한이 지난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고, 큰 시세 차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됐던 것.

이후 주택 거래가 늘자 다음해인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부동산 3법을 '불어터진 국수'에 비유하며 법안을 반대한 야당(민주당)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어요. 박 전 대통령은 "우리 경제를 생각하면 저는 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든다"며 "부동산 3법도 작년에 어렵게 통과됐는데 그것을 비유로 하자면 아주 퉁퉁 불어터진 국수인데, 그것을 먹고도 부동산이 힘을 냈다"고 했습니다.

이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1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2008~2013년) 임기 말 서울 아파트 한 채 집값은 6억 6,000만원으로 앞서 노무현 정부보다 1억원 하락했는데요. 박근혜 정부(2013~2017년 5월)에 들어서 1억8,000만원이 올랐어요. 문재인 정부는 임기 초 8억 4,000만원에서 올해 5월 12억 9,000만원으로 무려 4억 5,000만원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박근혜 정부 때부터 빚내서 집 사는 사람이 늘면서 가계 부채도 늘어났어요. 2014년 1,089조원이던 가계부채는 2015년 1,203조원으로, 2016년 1,344조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수도권 집값 폭등의 원인을 놓고 여야는 서로 '남 탓'을 하느라 바빠보여요.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잇따른 정책 실패를 비판하는데, 여당에서는 과거 '빚내서 집사라'고 한 박근혜 정부에 책임을 묻고 있죠. 여야가 잘잘못을 따지는 사이, 집 없는 서민들의 주름살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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