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국 공동 과학 프로젝트..."2050년대 핵융합에너지 실현 목표"
태양이 에너지를 내는 원리를 응용해 깨끗한 미래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본격적인 장치 조립에 들어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현지시간) 세계 7개국으로 구성된 ITER 국제기구가 프랑스 카다라슈의 ITER 건설 현장에서 ‘장치조립 착수 기념식’을 열고 핵심 품목들 조립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이 영상과 서면으로 격려와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기념식은 전 세계에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ITER는 원자핵이 융합하는 과정에서 질량이 줄어들며 생성되는 에너지(핵융합에너지)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지를 실증하기 위한 대규모 실험설비다. 태양 중심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과 원리가 비슷해 ‘인공태양’이라고도 불린다. 바닷물에서 추출한 중수소와 리튬을 사용해 1억5,000만℃의 고온 상태를 만들어 지속적인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설계만 10년 넘게 걸렸다. 2007년부터 건설을 시작한 ITER는 이날부터 약 4년 반에 걸쳐 부품을 조립하게 된다.
ITER에 필요한 주요 부품들은 그 동안 회원국들이 나눠 개발, 제작해왔다. 지구에서 태양의 핵융합 반응을 구현하기 위해 초고온의 환경을 인공적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ITER 부품 대부분은 극한의 크기와 무게를 가졌다. 이들 부품을 최종 조립하고 설치하는 과정은 세계 과학계에 최고 난이도의 도전이다.
우리나라는 ITER를 구성하는 주요 장치 9개를 조달했다. 국내 110여개 산업체가 이들 장치 제작에 참여했다. 특히 조립의 첫 순서이자 핵심 품목인 진공용기를 조달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과기정통부는 전했다. 국내 기업들이 ITER로부터 수주한 조달품은 총 6,180억원 규모로, 지금까지 ITER에 참여하면서 우리나라가 납부한 분담금 총액(3,723억원)을 크게 넘어섰다.
현재 ITER에는 한국과 미국, 러시아, EU, 일본, 중국, 인도 7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회원국은 ITER 건설을 위한 현물과 현금을 동일한 지분으로 분담한다.
장치 조립을 마치고 2025년 건설이 최종 완료되면 ITER는 이후 12년 동안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가능성을 실험하게 된다. 실험이 끝나면 방사능을 제거하고 5년 뒤 ITER 설비를 해체할 예정이다.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은 “이번 기념식은 핵융합에너지가 가시권 안으로 들어왔음을 선언하는 행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과기정통부는 2050년대 핵융합에너지 실현 목표를 달성하고, 한국이 이 분야에서 기술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정책력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