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브랜드의 첫 번째 전기차, I-페이스와 함께 서울을 떠나 강원도를 찾았다.
그 동안 전기차라고 한다면 제 아무리 주행 거리가 넉넉한 편이라 하더라도 ‘주행거리에 대한 고민’으로 인해 서울 혹은 수도권 밖으로 벗어난 일이 많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꽤나 도전적인 선택이었다. 그렇게 강원도를 찾은 재규어 I-페이스와 업무를 모두 마치고, 다시 서울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서울로 복귀하는 아침, 우연히 주변 지도를 살펴보다 어릴적 지내던 강원도 양구 지역의 몇 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역사의 기록 이전의 시대, 즉 선사의 모습과 흔적을 담은 공간 ‘양구 선사박물관’이 그 주인공이었다.
이에 곧바로 양구 선사박물관을 향해 I-페이스와 함께 주행을 시작했다.
재미있는 상황이었다. 지금 우리가 그렇게 쉽게 사용하고 있는 ‘문자’도 제대로 없던 시절 혹은 과거의 일이 어떤 일인지 후대에게 손쉽게 전할 수 없는 시절을 마주하러 가는 과정의 파트너가 바로 ‘최신의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전기차라는 것이 그저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재규어 I-페이스는 스포츠카 브랜드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재규어 브랜드의 최신 차량이자,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로 ‘기술 최전선’의 존재라 할 수 있다. 물론 자동차 산업 초기에 전기차를 생산하기도 했지만 ‘최근에야 그 빛을 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신의 것’이라 표현하기에 아쉬움이 없을 것이다.
실제 재규어 I-페이스는 기술의 가득 담겨 있다.
먼저 이상적인 전기차를 구현하기 위해 전륜과 후륜에 각각 동기형 전기 모터를 탑재해 환산 출력 400마력의 힘을 구현했다. 단순히 성능 외에도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SPC)은 물론 어댑티브 노면 반응 시스템(AdSR) 등을 포함한 최신의 AWD 시스템을 통해 최적의 출력 배분 및 안정적인 드라이빙을 연출한다.
실제 이러한 기술들은 선사박물관을 향해 가는 동안 ‘높은 만족감’으로 이어졌다.
실제 I-페이스는 우수한 성능을 앞세워 강원도의 험준한 산세를 민첩하게 오르는 모습이었으며 연속으로 굽이치는 내리막 코너에서도 안정적인 트랙션, 그리고 우수한 제어 시스템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갔다.
과거의, 자동차 산업 초기의 차량들과 비교한다면 ‘주행 내내 기술의 보조’를 받고 있는 셈이다. 그렇게 재규어 I-페이스의 드라이빙을 느끼던 중 어느새 오늘의 목적지인 양구 선사박물관에 도착하게 되었다.
1997부터 이어진 양구의 선사박물관
무더위 속에 도착한 양구선사박물관은 나지막히, 그러나 깔끔하게 다듬어졌다.
그모습을 살펴보고, I-페이스를 주차장에 세우고 관람을 위해 박물관 안으로 이동했다. 참고로 코로나 19는 물론이고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무인으로 관리되고 있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참고로 양구선사박물관은 지난 1997년 10월 개관한 선사박물관으로 양구 및 양구 인근 지역에서 발굴된 신석기 및 구석기, 청동기시대 유물 등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장소다. 이러한 배경 덕에 전시의 질과 양 부분에서 상당한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
사실 박물관이 지역 곳곳에 있는 건 자연스럽지만 ‘전시 규모’가 인상적이다. 서울이 아닌 지역의 박물관에 무려 650여 점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는 점은 무척이나 인상적이고, 이 덕분에 한반도 중부내륙의 선사시대 생활문화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작지만 알찬 공간
양구선사박물관은 그 규모 자체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시관의 규모 역시 그리 큰 편은 아니다. 대신 작게 이어진 여러 전시관을 통해 시간의 흐름에 맞춰 전시를 전개하는 독특한 구성을 갖춰 이목을 집중시켰다.
게다가 전시 내용이 상당히 알찬 모습이다. 실제 양구선사박물관은 지난 1987년 강원도 양구, 상무룡리 파로호 상류에서 출토된 선사유적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파로호 상류의 선사유적에서 발굴된 유물들은 국내 각 박물관에 소장된 구석기유물의 양보다 많은 4천 여점에 이르렀기 때문에 ‘고고학의 풍년’과 같았다.
특히 발굴된 유물 중에는 흑요석이 대거 발견되어 선사시대 문화와 사람들의 이동 경로를 파악에 큰 힘이 되었다.
이외에도 구석기인의 불씨 사용을 입증하는 발화석, 희귀유물 이암, 찍개, 주먹도끼, 사냥돌, 밀개, 돌날 등 석기와 함께 30여기의 북방식 고인돌도 발견되며 ‘한반도의 역사’에 대한 볼륨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역사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나 관심이 큰 건 아니지만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 보았던, 혹은 TV의 역사 관련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것들이 바로 눈 앞에 펼쳐진 것은 무척이나 흥미롭고, 또 재미있게 느껴졌다.
삽엽충 화석을 보다
한편 양구선사박물관에는 삽엽충들의 화석을 볼 수 있는 ‘삼엽충 화석 전시실’이 함께 마련되어 있었다.
이에 잠시 시간을 내 삼엽충 화석을 둘러 볼 수 있었다. 참고로 삼엽충 화석 전시실은 선사박물관의 주요 전시가 아닌 만큼 비교적 간결하고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전시 공간의 컬러나 연출에 있어서 무척이나 알록달록하게 구성된 것을 보고 있으니 삼엽충 화석 전시실이 주요 타겟으로 하는 ‘관람객’이 누구인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분위기가 가벼울 뿐, 전시의 질과 규모는 ‘삼엽충 화석 전시실’이라는 이름이 부여될 수 있을 수준이라 생각되었다.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공간
실내의 모든 전시공간을 둘러보고 나오면 양구선사박물관 뒤쪽으로 넓게 펼쳐진 공원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공원은 단순한 공원이 아닌 일종의 전시공간이기도 했다. 실제 공원 내에는 움집과 고인돌 등이 전시되어 있었고, 사람이 웃는 듯한 모습을 새긴 선돌 등도 함께 전시되어 있어 이목을 끌었다.
즐겁게 마무리된 선사박물관 관람
재규어 I-페이스와의 양구선사박물관을 둘러보고 난 후 다시 서울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최신의 존재와 함께 과거의 기록, 흔적을 즐겨볼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을 충분히 만족스러웠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그리고 작지만 알찬 양구선사박물관은 다른 사람에게도 관람을 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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