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헤엄쳐 월남한 코스 숙지, 교동도서 월북 추정"?
경찰 "김포보건소서 코로나 검사 받았는지 확인 중"
지인들 “성폭행 사건 후 월북할 거라 자주 말했다”
남북을 제집 드나들 듯 오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자 김모(24)씨의 정체와 행적을 놓고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또 남북 군 당국 모두 해안경계 등이 뚫리고 실패한 것이어서 전례가 드문 이번 사태는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26일 경기남부경찰청과 김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탈북자 김모씨를 지난달 21일 탈북한 지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입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김씨는 지난달 초 남자친구와 다툰 후 자신에게 하소연 하던 탈북여성을 김포시 자택으로 불러 함께 술을 마신 뒤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 조사를 받은 김씨는 이달 초부터 자신이 성폭행한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왜 신고했느냐” 등의 협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같은 사실을 인지, 강제수사에 돌입하자 김씨는 돌연 행방을 감췄다.
경찰 관계자는 “현행범이 아니고, 며칠 후 성폭행 사실을 지인으로부터 신고 받아 성폭행 피의자 조치에 따라 강제수사가 아닌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벌였다”며 “하지만 불구속 송치 후 해당 여성을 협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 강제수사로 전환해 소환하려고 보니 행방이 묘연해져 그를 쫓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에서 내려온 것은 맞지만 월북한 인물과 동일인인지 여부도 더 확인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그가 주변 탈북민으로부터 3,000만원을 빌린 뒤 사라졌다는 얘기도 흘러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경찰은 북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라고 지칭한 것과 관련해서는 “현재 확인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탈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김포보건소 등 보건당국으로부터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지 확인 중에 있다”며 “현재 확인 중이기 때문에 그가 ‘확진됐다’ ‘안됐다’ 결론 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1996년생으로 개성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군 생활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017년 8월 11일 한강 하류를 헤엄쳐 남쪽으로 넘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합동참모본부는 “교동도 전방 해상에서 귀순해온 북한 주민 1명을 구조했다”고 밝힌바 있다. 당시 나뭇가지와 스티로폼 등 부유물을 양 어깨에 끼고 헤엄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탈북 후 국내 정착과정에서 경찰의 신변보호 대상자(가장 낮은 단계)로 알려져 있다. 가장 낮은 단계의 신변보호는 국내에서 5년동안 경찰이 지원해 주는 것으로 범죄 및 사기 사건 등에 연루되지 않도록 하는 수준이다.
국내에 정착한 김씨는 직장도 다니면서 탈북자들과 잘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성폭행 사건 후부터 지인들에게 “월북할 것”이라는 말을 자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김씨가 월북하기 며칠 전 해당 지역을 답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 당시 수영으로 도강해 강화도를 통해 남측으로 내려온 만큼 자신이 헤엄쳐 월남한 코스를 숙지한 뒤 다시 헤엄쳐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경우 경기도 김포, 인천시 강화군 교동 등으로 월북 경로가 좁혀진다.
교동도는 인천 강화군 교동면에 속한 섬으로 북한과의 최단거리가 2.5km에 불과하고, 한강 하류로 유속이 빠르지만 바닷물이 들어오는 때는 역류현상을 보이면서 물의 흐름이 더뎌지기도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씨 외에도 2013년과 2014년, 2015년에도 몇 차례 교동도로 귀순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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