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군 강구면 주민 136명 대피
강원 영동서도 저지대 침수 등 이어져
경북과 강원 동해안에 24일 300㎜ 가까운 ‘물폭탄’이 쏟아진 가운데 최고 400㎜ 이르는 폭우가 더 내릴 것으로 보여 주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쯤 경북 영덕군 강구면 일대가 침수돼 주민 136명이 마을회관 등지로 황급히 몸을 피했다. 23일 밤부터 240㎜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진 영덕에선 주택 등 70여채가 물에 잠겼다.
앞서 오전 2시9분쯤에는 강구면 오포리의 한 도로를 지나던 40대 여성 운전자가 불어난 물로 승용차에 고립됐다 구조됐다. 강구면 일대는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이 몰고 온 폭우에 이어 이날 또 다시 물난리를 겪었다. 주민들은 2018년 태풍 콩레이와 지난해 태풍 미탁에 이어 이번 폭우로 또 다시 피해를 입자 "3년 연속 침수가 난 건 천재(天災)가 아니라 인재(人災)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강구면 오포리 한 상인은 "군이 마련한 배수펌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어젯밤 물이 무릎까지 차 올랐는데도 아무도 나오지 않다 새벽 3시에 겨우 1대만 가동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성난 비구름대는 삼척과 강릉, 속초 등 강원 영동지역에서도 시간당 50㎜의 물폭탄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속초시 청호동 상가 등 70여채가 물에 침수됐다.
오전 3시 33분쯤엔 평창군 봉평면 진조리의 한 캠핑장에서 돌풍을 맞은 나무가 쓰러지면서 텐트를 덮쳤다. 이 사고로 20대 여성 등 야영객 3명이 다쳤다. 또 강릉에서 동해를 잇는 7번 국도가 한때 도로 기능을 상실했고, 삼척시 근덕면 마이스터고 운동장이 물에 잠겨 수업 중이던 학생 200여명이 대피했다.
이번 비의 최대 고비는 이날 밤부터 26일 오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동풍의 영향을 받은 비구름대가 발달해 영동지역 곳곳에 시간당 최대 50㎜의 비를 쏟아낼 것으로 예보했다. 강원지방기상청은 "최근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최대 400㎜의 폭우가 더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산사태와 축대붕괴를 비롯해 비 피해가 없도록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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