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방송 안 해줘 우왕좌왕" "서울중심주의 여전"
KBS 측 "단계 맞춰 특보… 자막 방송 등 실시" 해명
밤사이 내린 집중호우로 부산에서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KBS에 대한 누리꾼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폭우 피해가 심각한데도 음악방송을 내보내는 등 재난 방송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산 시민들은 어제 난리도 아니었다. 재난방송을 제대로 해 주지 않아 어디로 가야할지 우왕좌왕하고 무슨 상황인지 몰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소통한 사실이 너무 황당하고 화가 난다"(익명)는 글이 올라왔다.
이 누리꾼은 "혹시나 하고 틀어 봐도 단신으로만 언급될 뿐 얼마나 답답하고 화나는 상황이었는지 모른다"며 "공영방송은 서울, 수도권에 일이 일어나야지만 속보 뉴스로 알려주는 곳이냐. 천재지변같은 상황을 겪은 부산 시민들은 참담한 기분이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는 "이번 부산 수해에서도 서울중심주의는 안 바뀐다. 부산도 서울에 비하면 사람이 별로 안사는 지방인거냐"(si****)는 비판 글이 올라왔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전날 밤 "지금 공중파에는 부산 지역 물난리 방송을 안 해준다. 지역 방송에서만 나오고 인터넷이나 SNS에만 소식이 올라온다"(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외에도 "최소한 KBS라도 재난방송 주관방송사라는 타이틀에 맞게 부산 수해 특보 내보내고 대책을 알려줘야 맞다"(bo****), "잔혹했던 어젯밤. 재난방송 하나 안 나온 것에 화가 난다"(mu****), "부산 난리인데 KBS 트니까 노래가 나왔다. 기가 찬다"(ba****), "재난문자 오는 와중에 너무나 평온한 재난방송 주관 KBS.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서울 시민의 방송인 듯하다"(bl****) 등 KBS를 향한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날 공영방송을 제재해달라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청원인은 '부산 물폭탄에 재난방송 제대로 안한 공영방송 제재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서 "부산 시내 전체가 마비될 정도로 역대급 폭우가 쏟아졌는데, 긴급 재난방송은 그 어디에도 없고 짧은 단신 정도로만 뉴스에 언급됐다"며 "어찌된 상황인지 몰라 방송을 보려고 했으나 재난방송을 담당하는 공영방송 KBS는 아무런 속보뉴스없이 평소대로 진행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재난 상황이나 다름없는 천재지변에 재난방송을 담당해야할 공영방송의 이런 무사안일한 태도를 묵과한다면 부산 시민들은 절대로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며 "반드시 공영방송에 책임을 물어 무사 안일한 잘못된 시스템을 바로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청원은 100명 이상의 사전동의를 얻어 공개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
이에 대해 KBS는 단계에 맞춰 특보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KBS에 따르면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경우는 1단계에 해당해 하단에 자막 방송을 내보내고, 호우경보는 2단계, 장기간 호우경보가 예상될 경우는 3단계에 해당한다. 어제자 부산과 경남의 상황은 1, 2단계여서 그에 맞는 방송을 진행했다는 것이 KBS의 설명이다.
KBS 측은 "어제 오전 9시 20분부터 재난방송 1단계에 해당하는 '하단 스크롤' 자막 방송을 실시했고, 오늘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며 "밤 10시 20분부터 각 지역에 발효된 특보 내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화면 우측 상단에 데이터 자막 방송도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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