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폭우로 3명 숨진 지하차도 피해자들, 구조 요청 전화 쇄도
23일 오후 9시38분. 부산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에 “차에 물이 들어오고 있어요, 빨리 도와 주세요”라는 다급한 여성의 목소리가 신고 전화로 들어왔다. 비슷한 시각 부산소방재난본부에도 비슷한 내용의 전화들이 쇄도했다. 부산 동구 초량동 제1지하차도에 폭우로 물이 차면서 고립된 차량에 타고 머던 시민들의 구조 요청 전화였다.
경찰은 즉시 현장으로 출동했다. 오후 9시38분과 41분에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해 지하차도가 침수된 것을 확인하고 차량 진입을 막는 조치 등을 취했다. 이어 119구조대가 도착해 구명튜브를 타고 구조 작업에 들어갔다.
부산 중앙대로와 충장대로를 연결하는 길이 175m, 왕복 2차로의 초량 제1지하차도는 출입구 높이가 3.5m인데 물이 2.5m 가량까지 이미 들어차 있는 상태였다.
침수된 지하차도 현장에는 차량 7대가 완전히 물에 잠겨 있었다. 구조대는 오후 10시40분쯤까지 6명을 차례로 구조했다. 10여분 뒤 60대 남성이 물에 빠져 있는 것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오후 11시쯤 119 잠수부 3명이 투입되고 이어 2명의 잠수부가 추가로 투입돼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물 위에서는 구조대 5명이 보트를 타고 있었고, 동시에 배수 작업을 진행했다.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인 24일 0시6분쯤 현장에서는 20대 여성을 추가로 발견했다. 심폐소생을 하면서 병원으로 급히 옮겼지만 숨지고 말았다. 수색 작업과 배수 작업은 이후에도 계속됐고, 바닥을 수색하던 잠수부가 24일 오전 3시쯤 40대 남성이 숨져 있는 것을 추가로 발견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측은 “피해자들이 물이 찬 차에서 빠져 나오려고 했지만 한때 지하차도 천장 가까이 순식간에 물이 차면서 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명의 사망자를 발견한 이후 구조대는 사고 현장과 침수 차량 등에 대한 추가 수색 작업 등을 진행했지만 더 이상의 피해자는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차량에서 빠져 나왔다 하더라도 지하차도에 차 있는 물의 수심이 깊은 데다 출입구까지의 거리가 멀어 자력으로 빠져 나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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