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브리핑서 "재확산 심각한 일부 주, 재개방 연기해야 할 수도"
미 전역 누적 확진자 400만 넘겨, 빨라진 확산 속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가을학기 전면 개학을 고집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확산이 심각한 일부 주(州)에선 개학을 연기해야 한다"며 입장을 바꿨다. 코로나19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역의 누적 확진자 수는 400만명이 넘어서는 등 좀처럼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로이터ㆍ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을 열고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급증하고 있어 일부 주에서는 올 가을 개학을 연기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일부 코로나19 환자 급증 지역에 대해 "몇주 동안 재개방을 연기해야 할 수 있다"면서 "그 결정은 통계에 근거해 각 주지사들이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면 개학이 오히려 안전하고 민주당이 이를 정치적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던 기존 주장이 다소 누그러진 것이다.
개학 연기 지역에 대한 예산 지원 필요성도 언급했다. 전면적인 개학을 위해 지원하려고 했던 예산 일부가 학부모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개방이 미뤄지면 모든 가정이 자신의 상황에 맞게 (자녀) 교육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 예산을 학부모들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코로나19 회복을 위한 예산으로 1,050억달러(약 125조8,000억원)를 의회에 요청했다.
고집을 부리던 트럼프마저 입장을 바꿀 정도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는 심각하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00만5,414명에 달했다. 300만명을 넘긴 이후 불과 15일 만에 100만명이 불어난 것으로 갈수록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앞서 누적 확진자 수가 20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증가하는 데 걸린 기간(28일)과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두 배 가까이 빨라졌다. 이날 누적 사망자 수는 14만3,820명이 됐다.
경제 재개를 중단하거나 다시 문을 닫는 주들도 늘고 있다. 절반이 넘는 주 정부가 술집과 식당의 문을 다시 닫는 등의 조치를 취했고 최소 41개주에서 마스크 등 얼굴 가리개 착용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미 CNN방송은 이런 조치로 코로나19의 재확산에 제동이 걸릴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보건 싱크탱크 액세스헬스인터내셔널 의장인 윌리엄 해즐틴은 "사람들의 행동이 중대한 변화를 보이고 공공보건 서비스기관이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코로나19를 억제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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