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석 靑 대변인 "박원순 피해자에 위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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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강민석 靑 대변인 "박원순 피해자에 위로 전한다"

입력
2020.07.23 12:00
수정
2020.07.2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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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 성비위에 단호한 입장"
'피해호소인' 아닌 '피해자' 명명 정리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21일 춘추관에서 한국판 뉴딜 관련 대통령 지시사항을 브리핑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입장을 냈다. 사건이 터진 지 2주 만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피해자 입장에 공감한다”며 “피해자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는 고위공직자 성비위에 단호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피해자 측에서 ‘본질을 호도하려는 움직임’과 ‘진실 규명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청와대는 피해자의 그런 입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박 전 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는 22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저는 기다리겠습니다. 그 어떠한 편견도 없이 적법하고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과정이 밝혀지기를. 본질이 아닌 문제에 대해 논점을 흐리지 않고 밝혀진 진실에 함께 집중해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박 전 시장 사건과 관련한 청와대의 입장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지 딱 2주 만에 나왔다. 지난 13일 강 대변인 명의로 ‘피해 호소인의 고통과 두려움을 헤아려 피해 호소인을 비난하는 2차 가해를 중단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피해 호소인과 그 가족이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가 나오긴 했으나, 이는 '2차 가해를 삼가 달라'는 당부라는 점에서 박 전 시장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은 아니었다. 청와대 인사들은 그간 “조사 결과를 지켜볼 때다”(강 대변인) “서울시 문제는 우리가 답할 문제가 아니다”(강기정 정무수석) 등 답변으로 박 전 시장 사건과 거리를 뒀다.

노영민(왼쪽 두번째) 대통령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맨 오른쪽)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한 문재인 대통령이 이끄는 청와대가 여당 소속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성비위 사건에 침묵을 이어가자 실망스럽단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인 여성과 30대 이탈 현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버닝썬 사건과 n번방 성착취 사건 등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던 문 대통령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박 전 시장 사건에까지 입을 열지 않자 성인지 감수성이 '내 편'엔 적용되지 않느냐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외신도 이런 모습을 꼬집었다. 16일 미국 CNN 방송은 ‘한국 대통령은 페미니스트를 자칭한다. 그러나 정치적 동지 3명이 성범죄로 기소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페미니스트를 자처한 문 대통령이 동료들 성범죄엔 침묵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시장 사건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발언은 10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박 전 시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대신 전한 말이 전부였다. “박 시장은 (사법)연수원 시절부터 참 오랜 인연을 쌓아온 분이다. 너무 충격적이다.” 문 대통령은 16일 21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도 권력형 성범죄와 관련한 원론적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22일 서울 모처에서 열린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의한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2차 기자회견' 모습. 왼쪽부터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피해자 A씨를 대리하는 김재련 변호사, 송란희 한국여성의 전화 사무처장,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뉴시스


청와대는 이날 A씨가 ‘피해 호소인’이 아닌 ‘피해자’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13일 강 대변인 명의 메시지에서 A씨를 ‘피해 호소인’으로 칭했던 것을 고려하면, 청와대 내에서도 입장 정리가 끝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일각에서 박 전 시장 수사 상황이 청와대로 보고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데 대해 강 대변인은 23일 “구체적 수사 내용을 일일이 보고 받지 않는다. 이번 사건 역시 청와대가 일절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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