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례 기부액 총 766억원...개교 이래 최고액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우리나라 첫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꼭 나오길 바랍니다.”
이수영(83) 광원산업 회장 겸 KAIST 발전재단 이사장이 평생 일해 모은 676억원을 KAIST에 기부했다. 이 회장은 “어느 대학도 해내지 못한 탁월한 성취를 이뤄내 대한민국 이름을 세계에 드높이는 일에 이 기부가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KAIST는 23일 오후 대전 본원에서 기부 약정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자신이 내놓은 676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출연해 ‘이수영 과학교육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평생 일궈낸 재산을 아낌없이 내놓은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하며 "모든 구성원들이 KAIST의 역할과 임무에 대한 사명감을 항상 마음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2년 미국에 있는 80억여원 상당의 부동산을 KAIST에 기부했고, 2016년에도 10억여원 상당의 미국 부동산을 내놓았다. 이번 세 번째 기부로 이 회장의 총 기부액은 KAIST 개교 이래 최고액인 766억원을 기록했다.
첫 기부 때부터 KAIST와 인연을 맺은 뒤 이듬해인 2013년부터 현재까지 발전재단 이사장으로 재임 중인 이 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석·박사 연구인력의 25%가 KAIST 출신”이라며 “KAIST는 사명감을 갖고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영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경기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0년까지 한국경제신문과 서울경제신문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1971년 광원목장을 설립해 축산업을 시작했고, 1988년 부동산기업인 광원산업을 창업했다. 2012년 KAIST 명예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18년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훈했다.
KAIST는 이수영 과학교육재단의 지원으로 ‘싱귤래러티 교수’를 육성할 방침이다. 과학 지식의 패러다임을 바꾸거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는 교수, 인류 난제를 해결하고 독창적인 과학 이론을 정립할 수 있는 교수를 선발해 지원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해 교내 연구진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싱귤래러티 교수로 선정되면 임용기간 10년 동안 연구비를 지원받으면서도 논문·특허 중심의 연차실적 평가가 유예된다. 임용기간 종료 후 평가에 따라 지원 기간을 추가로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 회장은 “나라의 미래를 위해 가진 것을 나눌 수 있어 기쁘다”며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KAIST에는 우리나라 1호 한의학 박사인 고(故) 류근철 박사(578억원),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515억원), 김병호 전 서전농업 회장(350억원), 고 김영한 여사(340억원) 등이 고액의 발전기금을 기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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