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중간검사' 결과? 발표... 의혹 대부분 사실로
자산 98% 비상장사 사모채권... 분쟁조정 신청 69건
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사모펀드 편입자산의 98%가 비상장사 사모채권인 것으로 금융감독원이 파악했다. 또 옵티머스 대표 김재현(50ㆍ구속기소)씨가 고객 돈 수백억원을 개인계좌를 통해 주식, 파생상품에 투자한 사실도 드러났다.
'공공기관 투자'는 없었다
금감원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옵티머스 중간검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금감원은 옵티머스의 환매 중단 선언 다음날인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10일까지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의혹은 대부분 사실로 파악됐다. 1일 평가액 기준 옵티머스 펀드에 편입된 자산은 총 5,235억원 규모다. 이중 약 5,109억원(전체 편입자산의 98%)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비상장사 사모사채에 투자돼 있었다.
사모사채 발행사들은 △씨피엔에스(2,052억원) △아트리파라다이스(2,031어원) △라피크(402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279억원) 등이다. 씨피엔에스와 대부디케이에이엠씨는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동열(45ㆍ구속기소)씨가 대표인 회사이기도 하다. 금감원은 “펀드 자금은 옵티머스 임원 등이 관리하는 기업의 사모사채를 편입하는 방식으로 이체됐다”며 “이 과정에서 사모사채를 차환 매입하면서 기존 펀드 만기상환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비상장사 통해 60여곳 투자..회수 가능성 낮아
또 이 4개 회사들은 펀드자금을 법인 명의로 부동산 개발 등에 직접 투자하거나, 다른 관련 법인에 자금을 이체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펀드자금은 사모사채 발행사를 거쳐 복잡한 자금이체 과정을 거쳐 다수의 위험자산에 투자됐다”며 “자금 투자처는 약 60여 곳인데 권리관계가 불투명한 자산이 많아 회수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옵티머스 대표인 김씨의 펀드자금 횡령 혐의도 포착됐다. 펀드 자금은 수차례의 이체 과정을 거쳐 김씨 개인명의 증권계좌로 입금됐다. 김씨는 이런 방식으로 주식이나 파생상품에 투자한 것으로 금감원 검사 결과 파악됐다. 금감원은 “정확한 횡령 규모는 현재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 중이지만, 대략 수백억원에 달하며 대부분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옵티머스는 금감원의 검사도 방해했다. 건설사 등과 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는데도 ‘허위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를 제출하거나, 금감원 현장검사 직전 주요 임직원의 개인 컴퓨터 및 관련자료를 옵티머스 본점 건물 인근 창고에 숨기기도 했다.
불완전판매 정황도..분쟁조정 신청 69건
다만 금감원은 “이날 발표 내용은 잠정적인 것일 뿐,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고 검찰 수사 등으로 추가 사실이 밝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옵티머스와 함께 사무관리사(예탁결제원), 수탁사(하나은행)에 대한 현장검사는 완료했지만, 법 위반 여부를 점검 중이다.
예탁원의 경우 펀드회계시스템상 옵티머스 편입자산 정보를 실제 운용 정보와 다르게 생성했는지, 사무관리 업무 관련 내부통제는 적절했는지 파악 중이다. 하나은행에 대해선 옵티머스의 운용지시가 신탁계약대로 이뤄졌는지, 펀드 편입자산 원리금 상환이 이뤄질 때 실제 입금주체를 확인했는지 등을 보고 있다.
판매사(NH투자증권)에 대한 현장검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NH투자증권을 상대로 옵티머스 펀드 판매 심사 과정에서 △상품구조 △투자대상자산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등을 확인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금감원은 통상 공공기관 매출채권 만기는 30일 이내로 알려져 있는데, 옵티머스가 3~9개월 만기 상품이라고 소개한 점을 NH투자증권이 의심하지 않은 점을 수상하게 여기고 있다.
불완전판매 여부도 확인 중이다. 금감원은 NH투자증권 사내 설명자료와 투자를 권유할 때 설명 내용이 신탁계약서에 나오는 투자목적ㆍ대상자산과 차이가 있는지, 원금 손실이 없는 것처럼 판매하진 않았는지 점검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재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신청은 총 69건이다. 신청자 대부분은 “판매직원이 수익률이 낮은 대신 안전자산에 투자한다고 해 가입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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