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에는 러시아 조치에 맞불 차원, 이번에는 美가 먼저
中 인터넷 공간서는 "단교로 가야 하나" 설문조사 실시
미국이 외교관계 악화로 상대국 영사관을 폐쇄한 건 처음이 아니다. 3년여 전에는 보복 맞대응 차원에서 러시아 영사관을 폐쇄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는 러시아가 먼저 외교관을 추방한 터라 이번처럼 미국이 선제적으로 중국을 압박한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대선 직후인 2016년 12월 샌프란시스코 주재 러시아 총영사관과 워싱턴DC 주러 대사관 부속건물, 뉴욕 영사관 부속 건물 등 3곳에 대해 폐쇄 명령을 내렸다. 러시아 외교관 35명도 추방대상에 포함됐다.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 여부를 놓고 양국이 갈등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먼저 미국 외교관을 추방하자 보복 차원에서 꺼낸 카드다. 당시 미국은 대러 경제 제재도 확대하며 러시아를 압박했다.
중국은 이번에 폐쇄 조치가 내려진 휴스턴 외에 뉴욕, 시카고, 로스엔젤레스, 샌프란스시코 등에 총영사관을 운영하고 있다. 휴스턴의 경우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를 포함한 미국 남부지역에서 주로 중국 입국을 희망하는 경우 비자를 받기 위해 이용하는 곳이다.
하지만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날로 폭증하는 상황이어서 실제 영사관 이용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영사관 폐쇄가 양국 관계와 국민들의 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는 신중론도 중국 내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정상적 외교관계와 국제법을 무시하고 일방적ㆍ극단적인 폐쇄 명령 카드를 꺼낸 만큼 양국 관계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중국 인터넷 공간에서는 벌써 “우리가 미국과 단교를 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설문조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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