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커 기소, 지재권 침해 본보기 가능성
'미국 내 첫 영사관' 상징성 고려했을 수도
원인 불명 화재도... 기밀문서 소각 정황
법무부는 이날 中 정보당국 연루된 해커 기소
미국이 돌연 텍사스주(州) 휴스턴에 있는 중국 총영사관에 퇴거 명령을 내린 이유를 지식재산권 및 개인정보 보호라고 밝혔다. 앞서 미 당국이 지재권 침해를 이유로 중국 해커들에 대한 사법 절차에 착수한 점을 감안할 때 지재권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대중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우리는 휴스턴 중국영사관 폐쇄를 명령했다"고 확인한 뒤 "미국의 지식재산과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마침 전날 미 법무부는 중국 국가안전부와 연계된 해커 2명이 10년 넘게 무기 설계도를 해킹했을 뿐 아니라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정보까지 해킹한 혐의로 전격 기소했다.
휴스턴은 각종 첨단기술이 집약된 주요 도시 중 하나다. 미국 유인 우주 계획을 총괄하는 항공우주국(NASAㆍ나사) 존슨우주센터가 위치해 있고, 석유산업 중심지인데다 의학ㆍ제약분야 연구도 활발하다.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중국의 지재권 범죄를 응징하는 본보기로 기술 도시인 휴스턴 중국영사관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휴스턴 총영사관은 중국 입장에서도 상징성이 큰 곳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장은 이날 트위터에 "휴스턴 총영사관은 중국이 미국에 개설한 첫 번째 총영사관"이라고 알렸다.
전날 밤엔 총영사관 안뜰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지 경찰은 영사관 직원들이 퇴거를 앞두고 기밀문서 등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휴스턴 지역 TV방송인 KPRC와 KHOU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쯤 총영사관에서 불길이 치솟자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출입은 불허됐다. 화재로 인한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영사관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 화재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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