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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혼성 코요태ㆍ자자도 밀어낸 싹쓰리 열풍... 가요계는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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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혼성 코요태ㆍ자자도 밀어낸 싹쓰리 열풍... 가요계는 '씁쓸'

입력
2020.07.23 10: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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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놀면 뭐하니?'에서 결성한 혼성 그룹 싹쓰리. 왼쪽부터 이효리, 유재석, 비. MBC 제공

MBC '놀면 뭐하니?'에서 결성한 혼성 그룹 싹쓰리. 왼쪽부터 이효리, 유재석, 비. MBC 제공


싹쓰리가 음원 차트를 싹쓸이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혼성 댄스그룹 프로젝트 싹쓰리(유재석ㆍ이효리ㆍ비)가 음원을 내놓자마자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휩쓸고 있다. 여름철을 겨냥한 레트로풍 댄스 음악으로 코로나19로 침체된 가요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방송 음원이 차트를 독식하며 오히려 다른 가수들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싹쓰리의 공식 데뷔곡 ‘다시 여기 바닷가’는 18일 공개되자마자 국내 주요 음원 서비스 업체의 차트 1위에 오른 데 이어 22일까지 정상을 지키고 있다. ‘다시 여기 바닷가’는 1990년대 댄스 음악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곡으로 청량감 넘치는 사운드로 음원 출시 전부터 방송을 통해 화제를 모았다. 이효리의 남편이자 그룹 롤러코스터 멤버인 이상순이 작곡했고 이효리와 지코가 가사를 썼다.

싹쓰리가 이 노래에 앞서 발표한 ‘여름 안에서’도 주요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라 있다. 남성 듀오 듀스의 히트곡을 다시 부른 이 노래 역시 ‘놀면 뭐하니?’를 통해 선보였다. 여기에 지코가 비와 함께 발표한 신곡 ‘서머 헤이트(Summer Hate)’까지 차트 상위권을 누비며 사실상 '놀면 뭐하니?' 출연진의 노래가 음원 차트를 휩쓸고 있는 상황이다.

싹쓰리의 음원 차트 점령은 무주공산에 깃발을 꽂은 것과 다름 없다. 가요계가 코로나19로 오랜 침체에 빠진 데다 그 공백을 메우던 TV드라마 삽입곡들까지 빠져나가면서 최근 음원 차트는 활기를 잃은 상태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놀면 뭐하니?’는 두 달 가까이 싹쓰리의 데뷔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며 화제를 이어갔고 ‘여름 안에서’와 ‘다시 여기 바닷가’를 여러 차례 반복 재생하며 시청자들 귀에 각인시켰다.

방송에 쓰인 곡들은 단순히 과거 인기를 끌던 댄스 음악 스타일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박문치, 코드 쿤스트 등 젊은 신진 작곡가, 프로듀서들의 손을 거치며 중년층은 물론 10, 20대를 사로잡는 데도 성공했다. 싹쓰리는 이 같은 인기에 힘 입어 MBC 음악 순위 프로그램인 ‘쇼! 음악중심’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 결성한 혼성 그룹 싹쓰리. MBC 제공

MBC '놀면 뭐하니?'에서 결성한 혼성 그룹 싹쓰리. MBC 제공


그러나 싹쓰리의 행보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가뜩이나 K팝 아이돌 가수들과 트로트 가수들이 방송을 장악하고 있는데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은 단발성 프로젝트 그룹이 관심을 독차지하면서 중소 기획사 소속 가수들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다.

한 중소 가요기획사 임원은 “아이돌 가수가 아니면 웬만큼 인지도 있는 가수도 가요 프로그램에 한번 출연하기 어려운데 예능 프로그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무대에 오른다고 하니 허탈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990~2000년대 인기를 끌었던 혼성 댄스그룹 코요태와 자자는 최근 올 여름 시즌을 겨냥해 신곡을 발표했지만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자취를 감춘 혼성 그룹과 여름 노래를 되살리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싹쓰리 프로젝트의 인기는 단발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가요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특정 계절을 겨냥한 노래의 수명은 길어야 한두달이고 여름 노래는 대개 8월 말이면 순위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름 노래를 기획하기엔 이미 시기가 너무 늦은 데다 최근 시즌 송이 점점 줄고 있어 싹쓰리의 인기가 여름 노래의 부활을 이끌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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