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이 가봤다]재능마켓 통해 블랙핑크 춤 배워봤다
'팔로워 모으기' '폭탄주 타기'...모든 걸 익힐 수 있다
바야흐로 '공유의 시대'입니다. 집, 책, 자동차 등은 물론이고 재능 및 지적재산까지 나누게 된 것인데요. 더 이상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정규 교육기관에 있는 전문가를 찾아가지 않아도 됩니다. 외국어를 배우려면 유명 학원가가 즐비한 종로3가나 강남 한복판으로 가야만 했었죠. 하지만 이제는 손가락만 움직여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직접 고를 수 있습니다.
개인의 재능을 거래할 수 있는 '재능마켓' 덕분인데요. 전문적으로 배우기에는 시간도 모자라고, 마음의 여유가 없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입니다. 멀리 가지 않고, 편한 시간에, 소규모로 수업을 들을 수 있어 2030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평균 수업료도 시간당 2만 원 안팎이라 부담스럽지도 않구요.
평소 스피닝과 수영을 즐겨 하던 기자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취미 활동을 잠시 멈춰야만 했는데요. 이참에 재능마켓을 이용해 새로운 취미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춤'입니다. 춤에 관심은 많지만 제대로 배워본 적 없었던 터라 궁금해졌습니다. 튜터(강사)의 가르침만으로도 짧은 시간 안에 한 곡을 완벽하게 출 수 있을까요?
2030들이 재능마켓에서 취미를 공유하는 법
재능마켓 앱에선 여러 수업들을 둘러볼 수 있는데요. 춤이나 노래부터 나만의 향수 만들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 반려동물 옷 만들기 등 수업 내용도 각양각색입니다. 심지어는 이른바 셀럽(유명인) 처럼 옷 잘 입는 방법까지 배울 수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앱 실행 후 관심 있는 분야인 '댄스'를 검색합니다. 그러면 댄스 튜터들이 개설한 수업들이 차례로 뜨는데요. 다시 한번 필터 기능을 이용해 수업 장소까지 선택 가능합니다. 회사(서울역 인근)에서 너무 멀지 않은 서울 신촌을 택하고, 맞춤 목록을 구경하다 보니 '재수강 맛집'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끕니다. 춤만 12년을 췄다는 튜터(강사) 소개도 마음에 쏙 들었고요.
처음 이용해보는 것이니 먼저 경험한 이들의 후기도 꼭 읽어봐야겠죠. "춤을 잘 못 춰서 처음에는 긴장했었는데 차근차근히 이해하기 쉽게 가르쳐 주셨다", "느린 배속으로 배웠던 동작들을 반복하면서 익혀 나갈 수 있어서 너무 재미있게 잘 배웠어요"라는 후기를 보니 믿음이 생겼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업 날짜와 시간까지 고르면 끝입니다. 만약 원하는 시간대와 날짜가 없으면 실시간으로 튜터와 연락도 할 수 있습니다. 5,6명의 소규모 수업인데도 가격은 시간당 2만 5,000원 정도로 합리적인 편입니다.
문제는 이제부터겠죠. 잘 따라갈 수 있을지 긴장 반, 설렘 반으로 신촌에 위치한 한 댄스 연습실을 찾아갔습니다. 물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연습실에 들어갈 때는 손을 깨끗이 씻고,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눈높이에 맞는 춤 선생님을 만나다..."누구나 배울 수 있어요"
"가벼운 마음과 몸으로 참여하시면 누구나 배울 수 있습니다."
몸치라도 가능할까요. 댄스 튜터 키에라(23·본명 장윤정)씨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앳된 얼굴의 그는 졸업을 앞둔 대학생이었습니다. 그가 제안한 수업은 블랙핑크의 'How You Like That'(하우 유 라이크 댓)의 춤을 따라하는 커버 댄스였는데요. 장씨의 응원에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춤을 추기 전에 준비 운동은 필수겠죠. 목 돌리기부터 시작해 관절 하나하나, 근육 하나하나를 깨운다는 느낌으로 몸을 풀어줍니다. 준비 운동만 했는데도 벌써부터 땀이 송골송골 맺힙니다.
난관은 지금부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미 안무 영상을 보고 한 차례 예습을 해 갔는데요. 가뜩이나 빠른 박자를 더 쪼개 동작을 하나하나 욱여넣은 안무를 보고 충격과 공포는 쉽게 가시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장씨는 예상외로 음악을 바로 틀지 않고, 동작 하나하나를 알려 주는 데 집중했습니다. 원, 투, 쓰리! 구호를 외치면서요.
의외로 잘 따라오자 그제야 0.5배속으로 노래를 틀어 줬습니다. 눈으로 봤을 때는 불가능해 보였던 동작들도 얼추 따라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어느 손부터 내밀어야 하나요?" 같은 사소한 질문에도 답답한 기색 한번 내비치지 않고 친절하게 가르쳤습니다.
후렴구의 포인트 안무에는 시간을 더 많이 할애했습니다. 손가락을 좌우로 번갈아 가리키면서 동시에 고개도 좌우로 까딱까딱하는 동작인데요. 고개를 흔들기만 하는 게 아니라 마치 자라처럼 몸은 고정하고 목만 흔들어야 해서 쉽지 않았습니다. ,장씨는 난관에 부딪힌 수강생들을 가만히 두고 보지 않았습니다. 직접 몸을 교정해주면서 정확한 동작을 알려줬죠.
두 시간쯤 지나자 어찌저찌하게 2절 후렴구까지 익히게 됐습니다. 연습실은 열기로 가득 찼습니다. 에어컨을 최저 온도로 낮추고 대형 선풍기를 틀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졌습니다. 그래도 장씨는 "소질이 있는 것 같다. 준비 운동만 봤는데도 잘 따라올 줄 알았다"며 계속해서 격려의 말을 건넸습니다. 그렇게 첫 수업은 무탈히 끝났습니다. 물론 차가운 연습실 바닥에 무릎을 꿇을 때 생긴 멍과 격렬한 트월킹(Twerking·엉덩이를 흔들며 추는 춤)으로 인한 허리의 통증을 영광의 상처로 남긴 채로요.
"다음 수업 때는 무릎 보호대를 꼭 가져오셔야 합니다"라는 의미심장한 튜터의 말을 한 귀로 흘린 게 잘못이었을까요. 두 번째 만남에서 장씨는 곡 가운데 최고 난이도의 동작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가사 이후 나오는 동작들은 몸에 익히기 쉽지 않았습니다. 서로 다른 쪽을 바라보고 움직여야 하는 탓에 튜터를 자꾸 따라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동작을 완벽하게 터득할 수 있을 때까지 '스파르타' 식 반복 연습을 시켰습니다. 이후 바닥에 쾅 하고 내려앉아 무릎으로 몸을 지탱하고 움직이는 동작을 배울 때는 무릎 상태를 걱정해 주는 따뜻한 면모도 보였습니다. "따로 연습할 때는 무릎을 보호할 수 있는 보호대를 착용하라"며 조언도 잊지 않고요.
단순히 동작만 교정해주는 건 아니었습니다. 수강생들이 지쳐서 풀린 눈으로 허공만 바라보게 하지도 않았는데요. 마치 가수에 빙의된 것처럼 완벽하게 터득할 수 있도록 손동작 하나, 시선 처리 하나까지 신경 썼습니다.
블랙핑크 댄스 커버 콘테스트에 출전까지...인생은 실전이다
"블랙핑크 댄스 커버 콘테스트가 있다는데 연습하면 나갈 수 있을까요?"
이틀 동안의 수업이 끝난 후 넌지시 블랙핑크 커버 댄스 콘테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봤는데요. 블랙핑크는 이번에 신곡을 발표하면서 커버 댄스 콘테스트를 개최했습니다. 수업을 듣고, 복습하면서 검색을 해보다 알게 된 사실이었죠. 이미 전 세계 팬들이 커버 영상을 찍어 온라인으로 참여 중이었습니다. 장씨는 "수업은 끝났지만 세부적인 동작을 확인해야 하니까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 주세요. 영상을 올리기 전에도 꼭 미리 보여 주시구요"라며 책임감 있는 '참스승'의 면모도 잊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콘테스트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콘테스트 영상 제출 마감일은 마지막 수업 일주일 뒤. 뒤늦게 후회가 되기 시작했지만, 약속은 약속입니다. 이왕 나가는 겸 한두 번 배운 걸로 대충 춰서 끝내고 싶지 않기도 했고요. 좀 더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낸다면 더욱 뿌듯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연습을 위해 퇴근 후 자투리 시간까지 투자해야 했습니다. 신촌, 사당, 강남에 있는 연습실을 전전하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습니다. 연습실 역시 공간 공유 앱을 통해 대여했는데요. 그렇게 해서 연습에 쏟아부은 시간만 나흘 동안 열한 시간이었고, 연습실 대여비는 약 10여만 원이었습니다. 연습하는 동안 무릎에 멍이 들고, 발에 쥐가 나고, 허리가 아파져 올 정도로 몸은 만신창이가 됐죠. 그래도 아무것도 모른 채 시작한 기자들에겐 수업으로 동작을 익혔던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블랙핑크 영상만 보고 도전했다면 시도조차 못 했을 겁니다.
대망의 커버 댄스 영상 촬영 날이 밝았습니다. 아무도 출근하지 않은 토요일 한국일보 본사 20층 옥상에 장비를 설치하고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당시 기온은 31도에 육박하고, 비가 오기 전 후텁지근한 공기에 숨도 막혀왔습니다. 게다가 셔츠에 재킷까지 갖춰 입은 탓에 춤을 추기 전부터 지쳐갔죠. 인턴 PD와 사진기자 인턴까지 총출동해 최대한 좋은 그림을 만들어 주기 위해 힘을 합쳤습니다.
촬영은 역시나 순탄치 못했습니다. 동작을 잊어버리거나 동선이 꼬여 부딪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열 번을 추고 나니 기진맥진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온 음료를 수혈하고 이번이 마지막 시도라는 일념으로 최선을 다해 몸을 움직였습니다. 그 결과 비록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완곡이 담긴 영상을 찍을 수 있었는데요. 튜터의 성의 있는 가르침, 퇴근 후 잠도 줄여가며 연습한 노력을 보상받는 기분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일회용 취미는 이제 그만...일상의 한 부분이 된 춤
고작 한 곡을 완성한 것만으로도 이렇게 기쁜데, 계속 배워서 흥미를 붙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원데이 클래스'(특정 하루 동안 개설되는 수업)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으로 수강 신청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때는 한 번 해봤다 정도가 아니라 진짜 취미가 되겠죠. 직장인으로만 구성된 장씨의 주말 수업에 찾아가 봤습니다.
평일에는 일에 치여 녹초가 되니 주말에는 몰린 잠을 몰아서 자느라 취미가 사치처럼 느껴지진 않을까요. 댄스반 장기 수강생인 직장인 임미나(가명·27)씨는 쉴 때 되레 춤을 추는 게 일상의 활력소가 된다고 말합니다. 임씨는 학창 시절부터 아이돌 가수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춤을 배우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스케줄 근무를 하는 직업을 갖게 돼 정기적으로 수업을 받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보통 춤 학원은 '월수금' 반, '화목토' 반처럼 정해진 요일, 정해진 시간에 수업이 진행됩니다. 하지만 재능마켓은 요일, 시간 선택지가 좀 더 다양합니다.
임씨는 "근무 시간이 불규칙하다 보니 정기적으로 무언가를 배우거나 활동을 하기가 어렵다. 반면 재능마켓 수업은 쉬는 날 아무 시간대나 골라 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트와이스의 'MORE & MORE'(모어 앤드 모어)를 마스터한 그는 "혼자 영상을 보고 따라 추려면 동작이 이해가 안 가서 답답한 적이 많았는데, 자세하게 배우니 속 시원하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수강생인 주다현(25)씨는 지하철 옥외 광고를 통해 우연히 재능 마켓을 발견했습니다. 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었던 그는 "졸업 전에 그동안 막연히 생각만 했던 것을 경험해 봐야겠다는 마음에 신청했다"며 "호기심에서 시작한 취미 생활이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도 이어진 셈"이라고 했습니다.
주씨의 추천을 받고 두 달 남짓 수업을 들은 마진영(26)씨도 큰 만족감을 보였는데요. 마씨는 서울에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직장에 적응하랴, 낯선 서울 생활에 적응하랴 바쁠 텐데도 꾸준히 주말 클래스에 참여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원래 춤에 관심이 많아서 동아리 활동도 하고 댄스 학원에 다닌 적이 있었는데, 학원은 스케줄이 너무 빠듯해서 무리였다. 내겐 (재능마켓처럼) 일시적인 수업이 더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림도 배워 봤다는 마씨는 재능마켓을 적극 추천했습니다. "미술학원에 가면 선 긋는 연습만 석 달 동안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이 더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취미를 취미답게 배울 수 있었던 거죠.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꿀팁'...맥주병 따는 법까지 알려준다고?
재능마켓에서 공유되는 재능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요. 학교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사회생활 '꿀팁'을 알려주는 튜터도 있다는데요. 술자리에서 '핵인싸'가 될 수 있는 폭탄주 만드는 비법도 전수받을 수 있습니다. "술자리를 하면서 한두 번 본 적은 있으나 방법이나 술값이 아까워 하지 못한 여러 기술을 한 번에 배울 수 있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학생 한 명 한 명이 실제로 만들어보고 또 주조법을 컨설팅 받을 수 있어서 꼼꼼하다"며 수강생들의 호평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런가 하면 전문 프로그램이 필요해 쉽게 도전할 수 없는 분야인 작곡도 배울 수 있습니다. 음악 튜터 김한결(27)씨는 "전문적으로 배운다기보다는 스스로 경험해보기 힘든 분야를 가볍게 알아가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튜티로 참가하는 편"이라고 전했습니다. 특히 작곡을 본격적으로 하려면 컴퓨터에 연결할 키보드도 필요하고, 작곡 프로그램을 구독하는 가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그의 수강생들은 취미로 삼을 수 있을지 확인해 보기 위해 수업을 듣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한편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박지환(24)씨는 전문 지식을 쌓기 위해 두 달 동안 포토샵과 일러스트를 배웠다고 합니다. 그의 튜터는 회사를 운영하는 현직 디자이너였다고 합니다. 수업은 디자이너의 사무실에서 진행됐는데요. 덕분에 디자이너들이 실제로 근무하는 환경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어깨 너머로 현직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실전도 경험하고, 커리큘럼과 과제, 수업 역시 알차게 짜여 있어 실력도 빠르게 늘었다고 해요.
전문 교육자 아니라 불안? 오히려 초심자 마음 잘 알아
놀라운 건 대부분의 튜터들이 전문 교육자는 아니란 겁니다. 기자들의 춤 선생님이었던 장씨 역시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평범한 대학생이었습니다. 장씨는 "대학교 춤 동아리에서 3, 4년간 안무를 짜다 보니 누구를 가르칠 수 있는 짬(실력)이 되지 않았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의구심이 들 수도 있을 텐데요. 정규 교육 과정을 밟아 전문가 인증을 받은 사람에게 배우는 것이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본인이 잘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니까요. 장씨는 역시 취미로 시작한 재능 공유였지만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여러 번 있었다는데요.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어리고 개인적으로 가르치다 보니 말을 툭툭 놓거나 함부로 대할 때는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의지 넘치는 학생들을 만날 때면 힘든 것도 잊고 열중하게 된다고 합니다. 특히 난도가 높은 레슨을 한 뒤에는 팀원들 사이에서 '전우애'가 생기도 한다는데요. 그럴 때면 가르치는 본인도 뿌듯함을 느낀다네요.
음악 튜터로서 학생들을 오래 봐왔던 김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적인 공간에서 일대일로 이뤄지는 수업인 만큼 학생들과 '선 긋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적어도 수업을 듣는 동안에는 선생과 학생이라는 본분에 충실해야 하고 싶다고 합니다. 혹여나 서로 감정이 상할 경우 수업에 지장을 주게 될까 하는 걱정 때문입니다. 그래서 김씨를 ‘친절하지만 친해지기는 어려운 튜터’라고 말한 학생도 있었다는데요. "오히려 학생 중에는 튜터와의 유대감을 기대하고 수업을 신청하기도 한다. 이런 점은 나쁘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더구나 취미 생활을 유지하는 데도 정신적 컨트롤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재미로 시작했다 해도 배울수록 실력이 느는 것 같지 않을 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테니까요. 김씨는 "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그 부분까지 관리해 주는 게 튜터의 역할이므로 수업 외적으로도 힘든 부분들이 있었다"며 "초심자의 마음을 스스로가 생각보다 잘 모르는구나 반성하며 수업을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말로 쉬운 일과 재능이 있는 사람한테만 쉬운 일을 잘 구분해내는 게 튜터의 역할이겠죠. 김씨는 그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고 덧붙였습니다.
춤을 배우려면 기본기부터 다져야 하고, 그림을 배우려면 선 긋기부터 완벽히 습득해야 하는데요. 그 순간부터 취미는 취미가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정답'을 좇아가는 과정일 뿐일 겁니다. 그러나 재능마켓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대신 취미는 취미대로 존중받고, 재능은 재능대로 펼칠 수 있으니 일석이조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 온 지도 몇 달이 지났습니다. 몸이 근질근질하지만 그렇다고 이 시국에 어딘가로 훌쩍 떠날 수도 없죠. 차라리 운동이라도 할까 생각해봐도 간단한 취미 생활 하나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돈 걱정에 시간 걱정에, 혹여나 이 취미가 맞지 않으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요. 이제는 주저 없이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한 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건 하고 살아야 하니까요. 물론 마스크는 꼭 쓰고, 손은 깨끗이 씻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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