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창장 중·하류에 비 집중... 61년 이래 최고 강우
아열대 고기압에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직격탄
홍수에 취약한 지형, 코로나로 장마 대비도 늦어
한달 보름 넘게 지속된 폭우로 중국 남부지역 수해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유독 피해가 큰 것에 대해 지구 온난화에 따른 극단적 집중호우, 홍수 발생에 취약한 하천 밀집 지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초기대처 미흡 등 3가지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올해 상황은 1998년 창장(長江ㆍ양쯔강) 대홍수와 비견된다. 당시 6월 중순부터 9월까지 창장 유역에 700㎜ 넘는 비가 내렸다. 이제 600㎜를 넘어선 올해보다 강우량이 더 많다. 반면 이달 상순까지만 비교하면 이 지역의 올해 강우량이 2.3배에 달한다.
수리부 산하 창장관리위원회는 21일 "61년 이래 최대 강우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실제 중국 남부지역 10개 현(시)에선 강우량이 역사상 최고치였고, 52곳에서는 관측 사상 최고치였다. 기상당국은 "1998년은 창장 전 유역에 폭우가 쏟아진 데 비해 올해는 주로 중ㆍ하류와 하천 인접 지역에 호우가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비가 일부 지역에 중첩적이고 극단적인 형태로 내린 건 중국 남부지역에 강한 아열대 고기압이 버티는 상황에서 찬 공기와 빈번하게 교차한 탓이다. 특히 중국의 위치가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곳이어서 대기의 흐름이 국지적 폭우를 유발할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기후 변화로 전 세계 폭우일수가 10년마다 3.9%씩 증가한다는 통계도 있다.
산이 많고 하천이 몰려 있어 홍수에 취약한 지형 특성도 피해를 키웠다. 산지 홍수는 폭우와 침수, 산사태로 인한 재해 사망자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베이ㆍ쓰촨ㆍ구이저우 등 여러 지역에서 홍수 초기 인명피해가 적지 않았던 이유다. 제방 붕괴와 누수도 잇따랐다. 98년 대홍수 당시 경지 확장과 철강 생산 등으로 창장 유역 산림의 85%가 훼손돼 홍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예년보다 장마철 대비가 늦어진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중국 정부는 1만여명의 홍수 전문인력을 투입했고, 방재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는지 암행감찰도 강화하는 등 뒤늦게 고삐를 죄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98년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싼샤댐이다. 최고수위를 불과 10m 가량 남겨두고 있지만, 2009년 싼샤댐을 완공한 덕에 유속 흐름이 34% 가량 줄어 하류지역의 홍수 위험을 낮췄다는 주장이다. 반면 댐 붕괴 가능성도 줄곧 제기되고 있다. 장마전선이 조만간 댐 상류지역으로 북상할 것으로 예상돼 싼샤댐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은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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