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환경부 "인천 공촌저수장 외 6곳 정수장서도 유충 발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환경부 "인천 공촌저수장 외 6곳 정수장서도 유충 발견"

입력
2020.07.21 13:28
수정
2020.07.21 17:04
12면
0 0

환경부, 전국 고도처리 정수장 49곳 점검
"인천 외 배수지, 가정서 유충 발견되지 않아"
12곳은 방충망 미설치 등 관리 부실

인천상수도사업본부 북부수도사업소 직원들이 지난 20일 인천시 계양구 상수도관과 연결된 한 소화전에서 스타킹을 이용해 수질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상수도사업본부 북부수도사업소 직원들이 지난 20일 인천시 계양구 상수도관과 연결된 한 소화전에서 스타킹을 이용해 수질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시 수돗물 사태를 초래한 공촌정수장에 이어 전국 정수장 6곳에서 유충이 추가로 발견됐다. 정수 시설 내 방충망이 찢어지거나 아예 없는 등 정수장 12곳에서는 관리ㆍ운영상의 문제점이 적발됐다. 인천 지역을 시작으로 부실한 정수장 관리가 잇따라 도마에 오르면서, 수돗물 안전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인천시 공촌정수장의 활성탄 여과지(활성탄지)에서 깔따구 유충이 번식한 것으로 추정되자, 활성탄지가 설치된 전국 정수장 49곳에 대해 지난 15~17일 긴급 점검을 실시했다. 신진수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은 "인천 공촌ㆍ부평정수장을 포함한 7개 정수장에서 유충이 소량 발견됐다"며 "다만 인천 이외 지역은 활성탄지 표층에서 유충이 발견됐지만 정수장 후단 배수지와 수용가(가정 등)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 정수장에서 확인된 유충은 수돗물이 가정으로 전달되는 과정의 다른 여과설비를 거치면서 소멸됐을 것이란 추정이다. 유충이 발견된 정수장 7곳은 인천 공촌, 인천 부평, 경기 화성, 김해 삼계, 양산 범어, 울산 회야, 의령 화정 정수장이다. 유충이 발견된 정수장에는 즉시 활성탄을 교체하고 세척, 오존 주입율을 높이는 조치를 취한 상태다.

대전 서구의 한 다가구 주택 수돗물에서 유충으로 추정되는 벌레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21일 대전 대덕구 상수도사업본부 송촌정수사업소에서 직원들이 활성탄 검체 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 대전=뉴스1

대전 서구의 한 다가구 주택 수돗물에서 유충으로 추정되는 벌레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21일 대전 대덕구 상수도사업본부 송촌정수사업소에서 직원들이 활성탄 검체 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 대전=뉴스1

정부는 공촌정수장처럼 활성탄지 공정이 포함된 고도정수처리시설이 본래의 표준정수처리시설보다 벌레가 번식하는데 더 용이하다고 보고 있다. 활성탄이란 목재, 톱밥, 야자 껍질, 석탄 등의 원료를 고온에서 태워 생산한 흑색의 다공질 탄소 물질로, 숯과 이 수중의 미량 유기물질을 흡착하는 성질을 지닌다.

조석훈 환경부 물이용기획과장은 "표준 공정은 모래 여과 방식으로 보통 24~28시간에 한 번씩 세척을 해주기 때문에 그 안에서 유충이 번식하기 어렵지만, 활성탄(고도정수처리)은 세척을 자주할수록 냄새 물질 등의 제거 효율이 떨어져 길게는 30일 주기로 세척하는 구조라 (유충이 생존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활성탄지서 유충이 번식했다 하더라도 보통 오존 처리를 거치며 깔따구 같은 생물은 모두 사라지게 되는데 인천시 공촌정수장의 경우에는 오존 처리 시설이 공사 중이라 이 공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인천시 공촌정수장 활성탄지에서 부화한 깔따구 유충은 정수장에서 걸러지지 않고 배수지를 거쳐 가정에까지 공급됐다.

신진수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이 21일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기자실에서 전국 고도처리 정수장 49곳에 대한 긴급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신진수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이 21일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기자실에서 전국 고도처리 정수장 49곳에 대한 긴급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긴급 점검 결과, 정수장들의 전반적인 부실 관리 실태도 드러났다. 점검 대상 정수장의 24%에서 △방충망 미설치(부산 화명, 청주 통합지북 등) △방충망 부실 설치(서울 구의, 서울 암사 등) △건물 바닥 청소 미흡(서울 광암) △창문 파손(부산 덕산)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해당 정수장은 오는 23일까지 지적 사항을 개선해 환경부에 보고해야 한다.

인천시 외 다른 지역(서울, 부산, 화성, 파주 등)의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20일 기준 19건)은 수돗물 공급 과정이 아닌, 배수구나 하수구 등에서 유입된 것이라고 환경부는 밝혔다. 기존에도 깔따구가 수도꼭지나 호스 안에 산란을 해, 수돗물에서 벌레가 나온 것으로 오인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환경부는 지난 17일부터 활성탄지가 설치돼 있지 않은 전국 일반 정수장 435곳을 대상으로도 전수조사를 진행 중으로, 이번주 내로 조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송옥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