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 요양시설 확진자 총 14명
중증환자 치료제 렘데시비르 효과성에 의문
NIH, 악화 환자 투약 추천 않기로 지침 변경
보건당국도 투약지침 변경 검토키로
서울 강서 요양시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용자 대부분이 감염병에 취약하고 치명률이 높은 고령자인 데다 주간에만 이용하고 저녁에는 집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추가 확진자 발생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1일 오후 6시 기준 서울 강서중앙데이케어센터발 확진자는 총 14명으로 불어났다. 19일부터 이날 정오까지 이용자 9명과 이용자의 가족 3명 등 총 12명이 감염된 데 이어 추가로 2명이 확진판정을 받은 것이다. 추가 확진된 2명도 고령자이지만, 기존 확진자와의 관계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밖에 센터 종사자 12명과 이용자 36명(확진자 제외), 기타 가족 등 접촉자 118명은 이날 1차적으로 음성판정을 받았다.
애초 이곳에 다니는 85세 남성이 19일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센터조사에 착수해 추가 확진자들을 발견한 것이지만,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은 센터를 이용 중인 60세 여성에게서 15일부터 이미 증상이 나타났던 것으로 파악해 해당 여성을 첫 확진자로 보고 있다.
문제는 장마 후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보다 많은 노인들이 데이케어센터로 몰릴 수 있다는 점이다. 데이케어센터는 주간 노인보호시설로, 낮 시간에 집안에서 노인을 돌볼 여력이 안 되는 직장인 등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경증 치매나 노인성 질환이 있는 고령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서울에만 444개가 운영 중이며, 감염병에 취약한 고령자들이 많아 고위험시설로 분류된다.
이날 중대본에 따르면 5월 말 이후 노인복지시설이나 요양병원에서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은 총 113명에 달했다. 이 중 8명은 사망했다. 앞서 서울 도봉구 소재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서도 4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4명이 사망했다.
고령자들의 치명률은 중대본이 앞서 발표한 자료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중대본이 올해 초부터 지난달 4일까지 신종 코로나로 사망한 273명을 분석한 결과, 사망자의 평균 연령은 77.5세였다. 65세 이상 사망자는 총 237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86.8%를 차지했다. 50대 이하 치명률이 1% 미만이었던 것과 달리 60대는 2.7%, 70대는 10.89%까지 치솟았고, 80대 이상 환자의 치명률은 4명 중 1명 수준(26.49%)을 넘는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은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의 경우 기본적으로 환자가 많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사망자나 중증환자도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밀집을 최소화하기 위해 센터에 격일로 방문하거나 증상이 있는 노인들의 센터 이용 자제를 당부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존의 방역지침을 잘 지키면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라며 "이를 위해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라도 증상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센터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 치료제 렘데시비르에 대한 투약기준 변경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 중증환자 76명에게 공급된 렘데시비르가 위중 단계에서는 효과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권 부본부장은 “최근 미국의 국립보건원(NIH)의 치료 가이드라인이 일부 변경돼 코로나19의 중증환자 중에서도 중간 이후 단계로 너무나 악화된 상황에서는 투여를 추천하지 않는 것으로 지침을 변경했다”며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회를 통해 렘데시비르에 대한 투약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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