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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좀 심한 감기라고?"… 헛웃음 터뜨린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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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좀 심한 감기라고?"… 헛웃음 터뜨린 의대 교수

입력
2020.07.21 16:41
수정
2020.07.2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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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전문가 천은미 이대목동 교수
"신종 코로나 치사율은 독감의 20배"

“코로나는 그저 좀 심한 감기, 독감 아닌가? 노인들이 위험하다지만 나이 든 사람은 원래 감기로도 죽는다. 마스크 써라, 여럿이 모이지 말라, 행사는 취소해라. 이렇게 온 국민이 고생할 필요가 있나.”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사에선 이런 내용의 댓글들을 찾아보기가 어렵지 않다. 유행이 길어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을 지키는 데 피로를 호소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도 국민에게 유행 초기와 같은 수준의 경계심을 언제까지 요구할 수 있을지 자신하지 못한다.

그러나 의료계에는 ‘신종 코로나는 독감이다’라는 생각만큼은 동의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다. 독감처럼 취급하기에는 신종 코로나의 치사율(환자 중 사망자 비율)이 높다는 이야기다.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 초기 증상만으로는 다른 질병과 구별하기 어려워 환자를 일찍 찾아내기도 힘들다. 환자에게 증상이 나타나기 직전, 직후에 특히 바이러스가 활발히 주변으로 퍼지는 만큼, 방역당국이 유행을 억제하기가 힘든 병이다. 의료계에는 방심을 틈타 국내에서도 미국(14만명)이나 브라질(8만명) 영국(4만5,000명)처럼 사망자가 폭증할까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휴관한 고궁과 왕릉 등 실내외 관람 시설의 재개관을 하루 앞둔 21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근정전에서 문화재청 직원들이 개관 준비를 하고 있다. 55일 만에 재개관하는 기관 및 시설 23개소는 국립고궁박물관, 세종대왕유적관리소,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종묘, 고양 서오릉, 고양 서삼릉, 양주 온릉, 남양주 사릉 등이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휴관한 고궁과 왕릉 등 실내외 관람 시설의 재개관을 하루 앞둔 21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근정전에서 문화재청 직원들이 개관 준비를 하고 있다. 55일 만에 재개관하는 기관 및 시설 23개소는 국립고궁박물관, 세종대왕유적관리소,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종묘, 고양 서오릉, 고양 서삼릉, 양주 온릉, 남양주 사릉 등이다. 뉴스1


이런 댓글에 대한 의견을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에게 물었더니 천 교수는 헛웃음부터 터뜨렸다. “독감은 치사율이 0.1%가 안 돼요. 신종 코로나의 치사율은 국내에서는 2.1% 정도지만 세계적으로는 5% 가까이 되죠. 드러나지 않은 환자가 많이 있다면 실제 사망률이 떨어지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1%는 넘고, 2%에는 이를 것으로 봅니다.”

현재 한국의 신종 코로나 치사율은 2.14%다. 신종 코로나의 세계적 유행이 한 차례도 멈추지 않은 상황에서 치사율을 따지기가 어렵지만 독감 이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3.67%) 브라질(3.78%) 영국(15.28%) 멕시코(11.30%) 이탈리아(14.33%) 등 세계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은 5개국의 치사율은 21일 기준 3~14%에 걸쳐 있다. 신종 코로나 치료법을 논의하는 국내 병원들의 협의체인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의 오명돈 위원장은 여러 가지 가정을 전제로 지난 2월 신종 코로나의 치사율을 독감의 4배 정도라면 전국에서 2만명이 사망한다고 추정했다. 겨울철 독감의 사망률은 약 0.01% 수준으로 한해 국내에서 5,000명의 환자가 사망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게다가 신종 코로나는 폐뿐만 아니라 심장, 뇌, 콩팥 등 다양한 장기를 공격한다. 신종 코로나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리셉터를 가진 세포가 호흡기와 심장, 소화 위장관, 콩팥 등에 많이 있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환자의 30~50%가 후각과 미각 상실을 경험하고 당뇨병이나 비만을 앓는 환자가 신종 코로나를 더 심하게 앓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가 혈전을 일으켜 뇌 경색을 겪는 환자도 있다.

천 교수는 신종 코로나의 특성이 점차 드러나고 있지만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증상과 합병증이 있을 수 있다며 젊은 층도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종 코로나는 온몸의 장기를 공격하고 환자가 혈전으로 사망하기도 합니다. 20, 30대도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사망할 수 있고요. 합병증도 많습니다. 독감과 비교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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