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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이 폭동?" 日넷플릭스 '택시운전사' 소개 논란

입력
2020.07.2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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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동으로 지옥이 된 거리'로 표현 …SNS서 비판 일어
일본 누리꾼 "역사에 침을 뱉는 설명… 공식 사과하라"

2018년 4월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 포스터. 클록웍스(klockworx) 제공

2018년 4월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 포스터. 클록웍스(klockworx) 제공

일본 넷플릭스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한국 영화 '택시운전사'를 소개하면서 '폭동(暴動)'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20일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017년 8월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는 이듬해 4월 일본에서는 '택시운전사, 약속은 바다를 넘어'라는 이름으로 개봉했다.

논란은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이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넷플릭스를 겨냥해 "영화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며 "역사에 침을 뱉는 듯한 설명으로, 공식 사과해야 한다"(hi****)고 해당 표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시작했다.

그가 글과 함께 게시한 일본 넷플릭스 '택시운전사' 설명 사진에는 "폭동을 취재하겠다는 독일 기자를 태우고 광주를 목표로 향하는 택시운전사. 두 사람은 아직 모른다. 이것이 인생을 바꾸는 만남이 될지. 실화에 바탕을 둔 감동의 이야기"라고 적혀있다.

또 다른 설명에도 "눈 앞에 펼쳐진 것은 폭동으로 지옥이 된 거리. 한번쯤 유(U)턴을 했던 그의 뇌리에는 목숨을 걸고 필사적으로 싸우는 시민의 모습이 떠오른다"라는 문구가 사용됐다. 두 설명 다 '폭동'이라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다.

이를 접한 일본 누리꾼들은 "'폭도', '폭동'은 군사 독재 정권 측의 관점에서 본 것으로, 바로 그 부분을 비판하는 이야기인데 이는 영화에 대한 모독이다"(th****), "나라면 '군대에 의한 시민 학살' 또는 '학생 운동 탄압'으로 표현하겠다"(F****), "설명은 처음 봤는데 이건 확실히 정정해야 한다"(k_****)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한 "진심으로 쓴 것이라면 담당자는 영화를 보는 능력이 없는 것"(S****), "역사 이전에, 영화의 내용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직원의 질이 낮다"(ha****), "담당자가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홍보 문구를 쓴 것"(ef****) 등 넷플릭스 담당자에 대한 질타도 나왔다. 일부 누리꾼은 일본 넷플릭스의 전화번호를 올리고 "방금 전화했다, 이는 의도적으로 바꿔쓴 것인데 악질"(pe****)이라며 항의 전화를 독려하기도 했다.

영화 '택시운전사'에 대한 일본어(맨위), 영어, 한국어 넷플릭스 소개글. 트위터 및 넷플릭스 캡처

영화 '택시운전사'에 대한 일본어(맨위), 영어, 한국어 넷플릭스 소개글. 트위터 및 넷플릭스 캡처


한편 영어권 국가의 넷플릭스 설명을 일본어로 번역하는 중 생긴 일이 아니겠느냐는 추정도 나왔다. 이 누리꾼은 "단순히 영문을 번역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번역은 외주를 주고 있겠지만, 영화를 본 사람이 제대로 내용을 확인했어야 했다"(at****)고 말했다.

영어권 넷플릭스 설명에는 사회불안 또는 소요사태를 뜻하는 'Civil unrest'라고 명시돼있다. 그가 올린 사진에서는 "서울의 택시운전사가 독일 기자를 태우고 광주 소요사태(civil unrest)의 소문을 조사한다. 무엇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채. 실화를 기반으로 한"이라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영화를 하나도 안 본 사람들이 소개글을 쓰니까 저런 것이다"(S****), "당시 폭동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온 기자를 태웠다는 뜻 아닐까"(13****), "본래 영화 공식 설명의 그 어디에도 '폭동'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고 민주화에 대한 내용만 나오는데 넷플릭스가 독자적으로 서술한 것은 악의적이다"(야****) 등의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5·18 민주화 운동이 일었던 1980년 5월,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광주로 향했던 택시운전사 김사복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다. 힌츠페터는 계엄군의 민간인 학살과 무장한 시민들의 참상을 카메라에 담아 전세계에 알렸다.

이 영화는 국내 누적관객수 1,218만 명을 동원하며 13번째로 1,000만 영화 반열에 들었다. 그 해 54회 대종상 영화제 최우수작품상·기획상, 38회 청룡영화상 최우수 작품상·남우주연상·음악상·한국영화 최다관객상 등을 거머쥐고, 이듬해에는 16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심사위원상·관객상을 수상했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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