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도'가 압도적인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며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반도'에서 강동원은 치명적 바이러스로 가족을 잃은 정석 역을 맡아 강렬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최근 본지와 만난 강동원은 "나는 좀비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저는 오컬트 호러를 좋아해요. 좀비 영화는 놀래키는 장면은 많은데 심리적 압박감이 덜하지 않나 싶었어요. 너무 느리기도 하고. 그런데 이번에 '반도'를 찍으며 사람들이 좀비 영화를 왜 좋아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좀비물은 호러인데 거의 액션에 가까운 영화라는 걸 느꼈어요. 오컬트보다는 좀 더 현실에 맞닿아있는 느낌도 있고요."
극 중 정석은 다양한 이들을 상대로 액션 연기를 펼친다. 특히 분노로 가득 찬 액션 장면에 대해 강동원은 "그 장면이 정석 캐릭터를 통해 제일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형이 죽었을 때 롱테이크 액션이 아마 1분 가량 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1분이) 넘을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는 액션이 특별하진 않았다. 총기를 쓴다는 거 말고는 없었다"며 "좀비랑 합을 맞추는게 제일 특별했다. 좀비의 침들이 얼굴에 떨어지고 그러더라. 좀비분들은 자기 방어를 못하니까 내가 그분들 방어까지 하면서 촬영해야 했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카체이싱 장면 촬영 당시도 회상하며, 대한민국의 기술력 발전에 감탄했다.
"카체이싱 찍을 때는 CG를 계속 얹으면서 찍었어요. 자동차 액션을 미리 받아서 다 봤기 때문에 저는 힘들기보단 좋았죠. '우리 나라 카체이싱도 이렇게 찍을 수 있구나' 하는 놀라운 지점이 있었어요. 연상호 감독님의 애니메이션적인 상상력이 곳곳에 들어가 있는 게 좋았고요. 바퀴가 막 돌다가 휙 가고 이런 것들, 만화적인 장면이고 CG 도움 없이 안되는 장면이죠. '우리 기술력이 이게 되는구나' 그런 걸 느꼈어요."
강동원은 이번 작품에서 배우 이정현 이레 권해효 등과 호흡을 맞췄다. 당초 강동원의 원톱 영화를 예상했던 이들에게 정석 캐릭터는 의외로 다가올 수 있었다. 많은 부분을 다른 캐릭터들을 위해 내어줬고, 덕분에 여성 캐릭터들이 잘 살아났다는 평을 얻고 있다.
"제 캐릭터 자체가 처음부터 그런 캐릭터였어요. 다만 감독님과 서로 디테일하게 얘기한 거는 '정석이 너무 평면적이거나 너무 굴곡이 많으면 이 영화에서 도움이 될 거 같지 않다'는 거였죠. 어찌 보면 이 영화는 케이퍼 무비에 가깝거든요. 정석의 심경변화들 같은 경우는 조금씩만 살렸어요. 잘못하면 투머치가 될 수 있으니까요."
어찌 보면 '반도'의 정석 캐릭터가 지금의 모습으로 탄생하기까지는 강동원의 역할도 컸다.
"첫 시나리오에선 인물이나 감정선보다는 그림적인 느낌으로 구성돼 있었어요. 감독님과 인물들에 대해 얘기를 했죠. 너무 평면적이지는 않게 복선을 만들어 나갔고 애증의 관계에 대해 좀 더 얘기를 했어요. 제가 맡은 캐릭터 정석은 어쨌든 영화 전체를 끌고 가면서 이야기를 설명해주는 캐릭터기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 잘 따라올 수 있는 측면에서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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