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전 기자 구속에 수사 탄력?
한, "공모 증거 존재" 보도 매체 고소
KBS, 9시 뉴스에서? 공개 사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휘날리는 검찰 깃발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검언유착' 의혹 사건 피의자인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가 구속되면서 한동훈 검사장이 다음 타깃으로 주목되고 있다.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공모 여부를 입증할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관건이다. 수사가 검찰 윗선으로 확대되느냐, 아니면 '무리했다'는 비판에 직면하느냐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구속 하루 만인 18일 이 전 기자를 면담했고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검찰은 한 검사장에 대해서도 같은 날 대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출석 일정을 재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기자를 구속시키며 유리한 위치에 선 수사팀은 그의 강요미수 혐의를 보다 확실히 입증하기 위한 보강수사를 진행하면서 한 검사장 공모 여부를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특히 한 검사장의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기자의 '협박성 취재'를 한 검사장이 사전에 알았는지, 상황을 파악하고도 방조한 정황이 있는지가 핵심인데, 현재로선 지난 2월 13일 부산고검에서 두 사람이 만나 대화한 녹음파일 정도가 증거로 거론된다.
녹음파일을 둘러싸고는 장외 싸움도 치열하게 벌어졌다. KBS가 전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연루 의혹 취재를 돕겠다'는 취지의 한 검사장 발언이 녹음파일에 들어있다고 보도하자, 이 전 기자 측은 이날 녹취록을 공개하며 즉각 반박했다. 이 전 기자측은 "한 검사장은 '금융범죄 규명이 우선'이라며 유시민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영장 범죄사실에 언급된 한 검사장 발언도 '교도소에 편지도 썼다'는 말에 '그런 거 하다가 한 건 걸리면 되지'라고 답한 대목이 거의 유일하다"고 주장했다. 한 검사장도 "완전한 허구이자 창작인 허위 보도"라며 이날 KBS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자 KBS는 이날 9시뉴스를 통해 "기사 일부에서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단정적으로 표현됐다"면서 공개 사과했다.
이 전 기자의 진술 변경 여부도 향후 검찰 수사의 포인트다. 이 전 기자 측은 그간 "상대편이 가짜 로비 명단을 미끼로 취재를 유도한 것"이라며 "강요미수죄가 성립될 수 없고 한 검사장과 공모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다만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협박 취재의 가능성을 높게 본 만큼, 혐의를 인정하고 한 검사장과의 교감 여부를 진술할 가능성도 있다.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핵심은 여권과 유착한 상대편의 공작"이라며 주장하는 이른바 '권언유착' 수사도 관심사다. 수사팀은 지난 16일 검언유착 의혹을 MBC에 제보한 지모(55)씨를 채널A 기자 업무방해 혐의 피의자로는 처음 불러 조사했다. 의혹을 최초 보도한 MBC 기자도 20일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대로 한 검사장이 자신을 향한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외부에 부당한 청탁 또는 압력을 가한 정황이 포착될 경우, 수사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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